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6월 28일 허리로 가진통이 왔다.
허리로 진통이 오면 숨을 못 쉰다던데...정말 그랬다.
유원장님께서 "오름이 대단하다. 29일에 만나자는 약속을 지키려고 신호를 보내는 거잖아. 칭찬해줘~"
그러게...그런 건가요????
(오름이의 예정일은 7월9일이었다. 한 10일 일찍 태어나줬으면 하는 것이 나의 바람이었다.)

29일에도 또 다시 허리로 가진통이 왔다.
가진통이 있다는 말에 원장님께서 내진을 해보자며 조리원으로 오라는 전화를 주셨다.
"그냥 가진통이에요. 이러다 말거예요."
"그래도 와 봐!"
"넵!"

내진 결과 오름이는 나올 준비가 다 되어 있는데 엄마가 준비가 안됐단다.--;;
나이가 많아 자궁이 질겨서 그렇단다...헐...
한의원에 들러 순산침을 맞기로 했다.
한의원으로 가는 날 잡으며 유원장님께서 한마디 하신다.
"오늘 낳자"
"예? 안 나올걸요???"-_-;;
오름이를 믿지만....그래도 그게...참 반신반의 하더이다.

한의원에서 순산침을 맞으며...
"아기가 나올까요?" 물으니
한의원 원장님 왈
"낳으신 분도 계시고.... 금요일쯤 다시 오세요."
그러게...오늘이 아닐 수도 있는거야.

순산침을 맞고 집에 들어서자 마자 예전에는 느끼지 못했던 진통이 왔다.(난 한달정도 가진통에 시달렸다...--;;)
가만...보니 진통이 5분간격이다.
헐...이건 아니지...보통 진통은 한시간 두시간 간격으로 먼저 와 주는 거잖아.
그래야 때목욕도 하고 미역국도 끌이며 출산준비를 준비를 해야하는 거잖아.(출산후기를 난 정말 많이 읽었다.)
그런데, 헉...5분 간격이 바로 4분이 된다...
유원장님께 전화를 한다.
"원장님 간격 5분, 4분 인데요.?"
"어~ 좋아 좋아. 오름이 오늘 나오려나 봐."
좋아...좋아....나온다는 말씀이 좋긴한데, 이 극심한 고통은...당췌 나의 이성으로는 통제가 안되는구나~야~

오름이가 오늘 나올거라는 생각은 꿈에도 하지 못했던 또니는 너무나도 당황하며 욕실 청소를 하고
집안 일을 하기 시작했다.
오름이를 집에서 맞기 위한 또니의 의식이 시작된 것이었는데 나는 집안 일을 하는 또니를 따라다니면서 "집안 일은 나중에 나중에...나 죽을 것 같단말야!!!!!!"라는 말을 신경질적으로 연신 내뱉으며 또니를 더욱더 당황스럽게 만들었다... -_-;;

대충 욕실청소를 마친 또니는 그때부터 나와 진통을 같이 했다.
나는 진통이 오면 책상에도 기대기도 하고, 오디오장에 기대기도 했는데 그럴 때 마다 또니는 나의 골반을 열심히 마사지 해 주며 "호흡하고, 이완해"라는 말을 연신 해주었다.
또니가 마사지를 해주면 고통이 정말 덜 해지는 것 같았다.그리고 놓쳤던 호흡도 자꾸 찾을 수가 있었다.(남편과 함께 하는 출산교육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그런데 그럼 안되는데도 아파죽겠는데 자꾸 뭘 하라고 시키는 또니에게 짜증이 났다..ㅋㅋㅋㅋ

욕조에 물을 받고 들어가 있으면 통증이 덜하다는 유원장님의 말씀에 그대로 하니 정말 통증이 조금은 덜어졌다.(또니가 욕조 청소를 그렇게 열심히 했던 이유가 여기에 있었다.) 욕조에 너무 오래 있으면 몸이 안좋아 질 수 있다며 나오라는 또니의 말이 정말 야속했다.(미안...신랑...아프니까 정말 짜증만 늘더라~풉-)
한참 욕조와 방을 들락날락 하면서 진통을 하는 와중에 원장님께서 오셨다.
"어, 얼굴이 아직 쌩쌩한데.... 내진 해보자."

"아직 멀었어. 새벽5,6시에나 나오겠다. 난 가서 분만준비를 하고 올께."
헐...이렇게 아픈 절 놔두고 가신다고라~ 그리고 지금이 10시인데....앞으로 이렇게 아프길 수시간 더 해야한다고라~~~~~???
"진통을 하다가 수박같은 것이 밑에 걸리면 연락해."
수...수박...이라....
여튼 원장님께서는 그렇게 다시 돌아가셨고 그때부터 다시 또니와 나의 진통기는 시작됐다.

점점 더 고통이 심해지면서 나는 몸을 가눌 수가 없었다.
그래서 주저 앉았는데 똥싸는 폼으로 또니의 다리 사이에 머릴 박고 힘을 빼니 고통이 조금 덜한 것 같았다. 주저 앉은 나를 또니는  n자로 몸을 구부려 열심히 나의 골반과 등을 마사지 해 주었다.
또니는 진통이 멎는 잠깐잠깐 동안 기절을 했다가 나의 진통 알림 소리인 "오름이가 나온다!"라는 말을 들으면 좀비처럼 일어나 마사지하고 다시 기절하기를 반복했다. 좀비&기절법은 평소에 10시면 잠에 빠지는 또니가 자신의 체력을 비축하기 위한 최선의 방법이었다.(현명했어~신랑~ㅎㅎ)
아무튼 진통 자세를 이렇게 저렇게 취해다가 이번엔 더 힘이 빠져 그냥 또니에게 나의 몸을 선체로 의지 했다. 서서 축 늘어진 나를 한팔로 버티랴, 다른 한팔로는 마사지하랴....또니는 정말 죽을 맛이었을 것이다.

그런데 바로 이때!!
또니의 팔에 의지해 빨래처럼 축- 늘어지니(요가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완전한 이완이 바로 이런 거였구나 싶다. )밑으로 뭔가가 내려오는 느낌이 났다.
그러길 두어번.....밑에 뭔가가 꽉 낀 느낌이다.

"나 밑에 뭔가가 낀 느낌이야...근데 수박은 아니고...사과???"
(풉- 내가 한 말이지만 진통하는 와중에도 좀 웃겼다.)
나의 이 말에 또니가 원장님께 전화를 거니 즉시 오신단다.
그것이 새벽 1,2시정도 였던 것 같다.

원장선생님께서 오셨다.
내진결과 거의 다 됐단다.
진행이 정말 빨랐단다.
"30분안에 나오겠어."
와!!!!!! 신난다!!!!!

오름이를 맞기위해 또니는 나의 등뒤에서 나의 힘지지대가 되어주었고
나는 힘주기에 들어갔다.
'똥 싸듯이.....'를 속으로 생각했다.
한참을 힘을 주는데 "머리가 보인다. 한번 만져봐."라는 원장님의 목소리...
아래로 손을 뻗어 만지니 뭔가가 만져지기는 하는데...뭐가 뭔지는 모르겠다.
옆에서 또니왈 "오름이 머리가 보여!"
아...머리가 보인단 말이지....그런데 마지막 2%의 힘이 부족하다.
체력이 고갈 된 것이었다.

체력이 바닥난 날 위해 또니와 실장님이 내 배를 눌러 오름이를 밀어내기 시작했다.
두 사람이 밀어도 내가 힘을 잘 주지 못해 오름이의 머리는 들어갔다 나왔다를 반복했고
30분안에 나온다던 오름이는 그렇게 내 자궁에 끼어 나오지 못하고 있었다.
'아.... 이 일을 어쩐다니....'

순간 요가선생님께서 말씀해 주신 힘주기 팁이 생각났다.
힘지지대를 잡아 자신의 몸쪽으로 끌지말고 앞으로 밀라는 말씀이었다.
그래서 또니를 잡아 당기지 않고 힘을 줄 때 팔을 쭉 앞으로 뻗으니 그 순간 오름이의 머리가 나왔다.
그리고는 힘을 빼라는 원장님의 말씀에 힘을 뺐다가 한번 더 힘을 주라는 말씀에 힘을 주니 오름이가 쑥~나왔다.
'아~~~~ 나 해낸거냐!!!!! 우리 아가는 나온거고!!!!!!'

오름이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듯....
그와 함께 어디선가 엉엉우는 소리가....
또니의 감격의 울음소리다!
엥???  아기는 안 우는데 아빠가 더 크게 우는거냐~ㅎㅎ;;
그러게 울만한 감격의 순간이다!
우는 남자는 멋진 남자라는 나의 평소의 생각대로
정말 우는 남자는 감동이다~ 오름이가 나온 것 만큼이나~ㅋㅋ

오름이는 잠깐 울음을 울었다.
양수에 오름이의 얼굴이 팅팅 불어 있었다. 귀엽다...ㅋㅋ
탯줄을 만져보라는 원장님의 말씀에 만져보니 뭐랄까...따뜻하고...팔딱인다.ㅎㅎ

내 가슴 위로 올려진 오름이를 위해 나는 태교로 불러줬던 나의 작사곡 '오름이송'을 불러줬다.
'오름아, 오름아. 귀여운 오름아~ 엄마와 아빠는 오름이를 사랑한단다~~~~'
그리고 또니는 즉흥 오름이 환영덕담을 해주었다.(원래 아빠편지를 준비했어야 했으나 앞에서도 말했듯... 오름이가 이렇게 일찍 나올 줄은 꿈에도 생각못했던 또니는 아빠편지를 미쳐 준비하지 못했다.그니깐...내가 빨랑빨랑 써 놓으라고 그렇게 얘기 했잖아!!! 버럭~--;;)
또니의 덕담중 "오름이의 모습 그대로 오름이를 사랑할께."라는 말이 기억난다.
엄마, 아빠의 환대에 부응하듯...오름이는 한참을 내 가슴 위에서 우리의 노래와 이야기를 울지 않고 눈을 꿈벅이며 다 들어주었다.
그때의 오름이의 모습이 지금도 눈 앞에 선하다.

엄마 아빠의 의식이 끝나고
탯줄의 영양분이 모두 아기에게로 가기까지 기다렸다가 또니는 탯줄을 잘랐다.
오름이는 엄마의 찌찌도 물고, 간단하게 목욕도 하고 나서 다시 내 옆에 자리를 잡고 누웠다.
또니는 연신 싱글벙글이다.

언제 초죽음이 됐냐싶게 나는 쌩쌩했다.
누워서 유원장님과 실장님 그리고 또니와 한참을 담소를 나눴다.
원장님과 실장님이 돌아가신 후에도
나와 또니는 오름이를 보며 기쁨의 순간을 이어갔고
그러다 우리 셋은 늘어져 잠에 빠졌다~ㅋ

8시간의 진통과 한시간의 힘주기로 오름이는 이렇게 세상에 나왔다.
나의 아픔과 고통을 최선을 다해 함께 나눠 준 또니에게 고마운 맘을 전한다.
오름아 너도 정말 고생 많았어~~
모두 모두 사랑해~~
2010/08/03 04:52 2010/08/03 04:52
유파(오름이)를 갖고 분만법에 대해 많이 고민했다.
다들 노산이고 초산이니 대학병원에 가서 아기를 낳으라고 했다.
병원분만 환경에 대해 익히 들어왔던 나는 오히려 병원이라는 차갑고 낯선 곳에서 유파를 낳을 자신이 없었다.

사람들에게는 가정분만을 하기로 했다는 말을 할 수가 없었다.
처음 몇사람에게 가정분만 얘기를 했다가 아기 낳다 생긴 사건, 사고 얘기만 듣고 내 맘만 자꾸 흔들려 나중에는 "병원에서 낳을거지?"라고 물어오는 사람들에게 미소로만 답했다.

가정분만을 생각했던 처음 이유는 내 몸에 가해질 불필요한 의료행위가 싫어서였다.
집에서 아기를 낳으면 계속 화장실을 들락날락 거리면서 자연스럽게 관장이 된다고 한다.
아기를 낳는 것은 체력전이다. 진통 중간중간 간단한 음식 섭취가 가능하다.
그리고 회음부절개도 모두 다 하는 것이 아니고 아기를 낳다 찢어진 산모들의 뒷수습을 해주는 선에서 끝난다.
여러가지 약물 투여가 빈번하게 이뤄지는 병원분만에 비해 가정분만을 할 때는 필요에 따라 약간의 촉진제가 투여되는 정도가 전부다.

나는 오름이를 낳는 날 아침 화장실에서 볼 일을 봐서인지 아기를 낳으면서는 관장의 기운은 없었다.
진통이 없는 중간중간 나는 녹용과 불수산을 먹으며 갈증도 해소하고 체력도 비축했다.
머리까지는 잘 나왔던 오름이가 가슴에 손과 탯줄까지 얹고 나오는 바람에 그때 회음부가 약간 찢어진 나는 찢어진 회음부를 약간 꿰맸다. 그러고도 회음부 방석없이 아기 낳고 바로 앉아 있을 수 있었다. (조리원에 있는 다른 산모들의 부러움을 샀다.^^;;)
유파가 너무나 오래 자궁에 끼어 있어 촉진제를 약간 투여받았다.
그리고 무엇보다 몸의 회복이 정말 빨라 주위사람들로 부터 애를 낳은 산모 맞냐는 소릴 정말 많이 들었다.

의료행위는 필요한 것 같다.
(병원검진으로 영아사망률이 현저히 줄어 든 것은 사실이다.그리고 가정분만을 한 나같은 사람들에게는 아기의 안전을 확신하고 출산할 수 있는 보험같은 역할도 한다.)
그런데 아기를 낳기 전 모든 산모들에게 일률적으로 행해지는 것이 아니라 산모의 상태에 따라 전,후처리로 선택되어야 하는 문제라는 생각을 했다.
관장이 필요없는 산모가 있을 수 있고
회음부 절개가 필요없는 산모가 있을 수 있고
링거투여가 필요없는 산모가 있을 수 있고
병실침대에 누워 아기를 낳기 힘들어 하는 나같은 산모도 있을 수 있으니까...

아무튼 첨에는 나의 몸을 먼저 생각했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면서 내 몸에 가해지는 의료행위에 대해서는 별로 신경이 쓰이지 않았다.
오히려 태어날 때 유파에게 가해질 불편한 환경들에 더 신경이 쓰였다.

병원분만을 하지 않아 병원에서는 아가들에게 어떻게 해주는지 정확히는 모르겠다.
집에서 태어난 유파는 처음에는 엥~하고 울다가 이내 평온해져 엄마, 아빠의 덕담을 귀담아 들어 주었다.
우리는 탯줄도 맥이 멈출 때까지 기다려 천천히 잘랐고, 입과 코에 있는 양수도 자극없이 빼냈다.
유파는 은근한 불빛 아래에서의 차분한 목욕도 좋아하는 것처럼 보였다.
그리고 내 곁에 누워 젖도 물어보고, 평온한 잠도 잤다.

가정분만은 아기와 엄마뿐 아니라 아빠에게도 좋은 것 같다.
많은 가정분만 후기를 읽으면서 아빠들이 출산 중 방관자가 아닌 출산의 주체로 함께 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 또니는 거의 나와 50:50으로 유파를 낳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훌륭한 모습을 보여줬다.
또니 역시 자신이 유파를 낳은듯 만족감이 커 보였다.

유파를 갖고 매일매일 유파를 느끼면서
아기가 나를 찾아오고, 배속에서 자라고, 태어나는 일은 참 자연스러운 일이라는 생각을 많이 하게 됐다.
그래서 자연스런 방법으로 유파를 맞아야겠다는 생각에 가정분만을 선택했다.
그 선택으로 나, 신랑 또니 그리고 유파가 서로를 충분히 느끼고, 축복하면서
출산을 하나의 온전한 집안 축제로 만들 수 있어 정말 좋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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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blackisland.net
가정분만도 그렇고,
주례없는 예식도 그렇고,
지금까지 살아왔던 우리둘의 삶의 모습도 그렇고.....
생각한 것들을 실천하면서 살아가는 삶 속에서 느끼는 만족감과 행복감은 정말 크다.
유파도 살아가면서 그런 만족과 행복을 많이 느낄 수 있는 사람으로 잘 키워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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p.s: 리얼생생 코믹(?) 가정분만 후기도 기대해 주삼~

2010/08/02 20:15 2010/08/02 20:15

[ 기적 ]

2010/07/26 15:37
오름이 성별을 몰랐을 때 프랑스에 있는 펭귄 삼촌은 오름이가 아들이라고 했습니다.
오름이는 정말 아들이었습니다.

오름이의 예정일은 7월9일이었습니다.
엄마가 노산이라며 자궁이나 탯줄이 조금 더 활발하고 건강할 때 오름이가 태어나면 좋을 것 같다는 유 원장님(조산사)의 말씀을 듣고 오름이가 10일 정도 일찍 태어났으면 했습니다.
오름이는 6월 30일에 태어났습니다.
(참, 프랑스에 있는 펭귄 삼촌은 오름이가 29일에 태어날 거라 예언(?)했었는데 오름이가 태어난 30일은 프랑스 날짜로는 29일이었습니다.ㅎㅎ)

오름이가  배속에 있을 때 작게 태어나 크게 크자는 말을 하면서 2.9키로로 나오자는 말을 많이 했었습니다.
오름이는 2.88로 태어났습니다.

호랑이띠는 새벽에 태어나는 것이 좋다는 말을 듣고 "오름이도 엄마처럼(저도 새벽 3시에 태어난 호랑이띠입니다~ㅎㅎ) 새벽 3시에 태어나자~"라는 말을 한 적이 있습니다.
오름이가 태어난 시각은 정각 새벽 3시였습니다.

오름이가 태어나기 며칠 전 오름이는 비가 오는 날 태어났으면 좋겠다...지나가듯 생각했는데....
오름이가 태어난 날 하늘에서는 많은 비가 내렸습니다.

모든 것이 우연일지 모르지만 오름이는 저에게 기적을 보여준 아이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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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 : www.blackisland.net                                                                                  
임신을 하면 평소에 나빴던 곳이 더더욱 나빠진다더니 저는 잇몸이 그랬습니다.
계속 욱신거리고 아파서 잠도 자지 못했고 결국 이를 뽑아야 하는 상황이 왔습니다.
좋은 치과 의사 선생님을 소개 받고 맘을 다 잡았지만 그래도 저는 오름이 걱정을 정말 많이 했습니다.
2009년 12월 31일에서 2010년 1월 1일로 넘어가는 시각(눈을 뜨자마자 시계를 왜 봤는지는 저도 잘 모릅니다.) 잠깐 잠(?)이 든 저는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경험 한가지를 했습니다.
검은 공허 속에 목소리만 들리는데... '이제부터는 이가 아프지 않을 것이니 푹 잘 자고 토요일에 가서 이를 뽑아라. 이 아이는 하느님이 보호해 주는 아기이니 걱정하지 말아라'
그 말을 들음과 동시에 눈을 떴고 좀 전 까지 계속 욱신거렸던 잇몸은 정말 아프지 않았습니다. 그리고 그 후로는 정말 편안하게 잠을 잘 수 있었습니다.
이 꿈인지 생시인지 모를 경험은 그 후에도 오름이에게 무슨일이 생길 때마다 저에게 많은 힘이 되어 주었습니다.

오름이를 갖고 집에서 계속 요가를 했습니다.
그래도 임산부 요가를 해보는 것이 좋지 않겠냐는 친구의 권유로 집 근처에 있는 임산부요가를 하는 곳을 찾아 갔습니다. 그곳은 스님들이 운영하시는 요가원으로 다른 여타의 임산부 요가와는 다른 이완법을 위주로 하는 요가원이었습니다. 이곳은 제가 준비하고 있는 가정분만을 위한 호흡법과 힘주기도 가르쳐 주었습니다. 이곳에서 배운 것들은 오름이를 낳을 때 정말 많은 도움이 되었습니다.
이 요가원을 찾은 것은 정말 저에게는 행운이었습니다.

가정분만을 처음부터 생각하고 있었던 것은 아니고 조산원 분만을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조산원분만을 하기 위해 찾아가 상담을 했는데 유 원장님으로부터 더이상 조산원 분만을 하지 않고 가정분만만을 하신다는 말씀을 듣고 고민을 조금 했습니다. 막상 생각해보니 조산원보다는 익숙한 환경, 편안한 환경인 내집에서 오름이를 맞는 것이 더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가정분만을 한 지금은 조산원 일을 접으신 원장님께 감사할 따름입니다..ㅎㅎ;;

가정분만을 생각하고 있었어도 만일의 경우를 대비해 병원에서 정기검진을 꾸준히 받았습니다.
7개월까지는 개인병원에서 검진을 받고 8개월부터 분만병원으로 옮겨 검진을 받았습니다.
개인병원에서는 늘 오름이가 잘 크고 있다는 말만 들었었는데 분만병원에서는 첫날부터 오름이가 장애가 의심된다는 말부터 들어야 했습니다.
분만병원이다 보니 일어날 수 있는 최소한의 1%까지도 모두 다 말한다는 것을 알고는 있었지만 분만병원의 검진은 그리 유쾌한 일은 아니었습니다.
급기야는 아이의 몸무게가 줄어 아기를 받아 줄 수 없으니 대학병원으로 가라는 말을 들었습니다.(인터넷을 찾아 보니 이런 경우 분만을 거부하는 의사는 없었습니다. 큰 병원에서 검진을 하고 이상이 없으면 분만을 해 주는 의사들이 더 많았습니다.--)
대학병원에 가서 다시 검진을 했고, 오름이가 주수보다는 작지만 잘 자라고 있다는 것을 확인 할 수 있었습니다.
지금 생각해 보니 과정은 어찌되었건 불쾌한 의사의 검진이 계속되지 않아서 좋았고
대학병원에서 최종으로 오름이가 튼튼하다는 것을 확인 받고 더욱더 가정분만을 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게 되어 좋았다는 생각이 듭니다.

여담이지만 조리원에서 제가 검진을 받았던 의사가 아이를 받아 준 산모를 만났는데 제왕절개를 했다는 말을 들었습니다.(흠...이 대목에서 제왕절개를 할 상황이 아니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는 뭘까요?....-_-;;)
최대한 자연분만을 하고 싶다는 저의 말에 "저는 책에 있는대로 합니다." 라는 그 의사의 말이 지금도 귀에 생생합니다. 100이면 100 출산의 모습은 다 다르다는 유원장님의 말씀과는 다른 그 의사의 말을 듣고 멍때리고 나왔던 기억이 있습니다.
뭐 어찌됐건 저를 대학병원으로 보내 준 그 의사에게 고마운 맘을 전합니다...

오름이를 만나기까지 경험했던 모든 일들이 소소한 일상의 우연일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래도 저에게는 모든 경험들이 참으로 경이로웠습니다.
그리고 그 경이로움은 지금도 계속 되고 있습니다.
제 곁에 누워 있는 오름이를 보며 그것을 의심할 수가 없습니다.
2010/07/26 15:37 2010/07/26 15:37
몇 주 전에 임산부 요가를 신청했다.
평소에도 집에서 30분씩 간단한 요가로 몸을 풀고는 있었다.
그래도 임산부요가는 뭐가 좀 다르겠지...라는 생각에 이곳저곳을 찾다 명상 위주의 수련을 하고 평도 좋은 곳이 있어 신청을 했다.

스님들이 운영하는 곳이다.
프로그램은 동작에 집중하지 않고 호흡하는 법을 가르쳐 주고 몸을 완전히 이완시키는데 중점을 두고 있다.
요가를 하고 나면 몸이 많이 풀려 내 몸의 순환이 좋아지고, 원장님이 해주시는 좋은 말들로  오름이와도 교감이 잘 되는 느낌을 받는다.

이 곳에서는 아기를 잘 낳을 수 있는 호흡법도 가르쳐 준다.
정확히 말해서 이 곳은 아니고 본원의 원장님께서 가르쳐 주신다.
다니는 곳의 원장님으로 부터 35주 이상의 임산부들을 위한 본원의 원장님 특강이 있으니 한번 들어 보라는 권유를 받았다.

요가시간에 하는 호흡법도 있고...별 반 다를 것 무엇 있겠나 싶었다.
그래도 '힘 한번 주고 아이를 낳았네..', '30분만에 아이를 낳았네...'라는 말을 요가원에서 하도 많이 들어서 궁금증도 발동하고 해서 신청을 했다.

교육시간은 3시간정도.
한시간 반 정도는 출산시 직접적으로 겪게 되는 상황들과  그 상황에 맞는 대처법등을 이론으로 배웠고 나머지 한시간 반 정도는 실습시간이었다.

중요한 내용을 간략하게 적자면

출산시 진통이 오기 시작하면 산모가 할 일은 완전이완이다.
아픔을 견디며 이완을 하기는 정말 쉽지 않을 것 같다.
그래서 평소의 훈련이 아주 중요한 것 같다.
그리고 신랑의 역할은 이 때 빛을 발하게 되는 것 같다.
요즘 막달이라 약간씩 진통이 있는데 또니가 같이 호흡을 해주면 이완이 정말 쉽게 된다.

그리고 힘을 주는 시기는 한 순간!
이 순간에 힘을 잘 주어야 정말 쑥~ 아기가 잘 나오게 된다.
그런데 중요한 것은 원장님께서 가르쳐 주신 힘주기는 내가 생각했던 힘 주기와는 완전 다른 것이었다.
내 식으로 표현하자면...힘을 빼는 힘주기??? 숨을 밀어내는 힘주기????
원장님의 표현으로는 똥싸는 힘주기!! ㅎㅎ
아가가 나오는 느낌은 응가가 나오는 느낌과 같은데 사람들은 본능적으로 그 느낌이 들면 괄약근을 조이게 된다고 한다. 괄약근을 조이게 되면 우리 몸은 다 연결이 되어있어 자궁, 대퇴부, 배...모두 수축하게 되고 결국 아가가 나오는 산도를 조이고, 막게 되니 그냥 괄약근을 느끼면서 완전히 풀어주라는 것이 핵심이다.
어허....풀어주면서...힘을 줘라...당췌 먼말이냐....--;;

원장님의 "엄마의 몸은 아가가 나오는 길이니까 활짝 열어줘야 한다"는 말과 함께 이완하고 "들이쉬는 숨과 함께 숨을 멈추고 힘을 아래로 아래로.....견디지 못하겠다 싶으면 풀어주고...."라는 지시에 따라 실습을 하니 온 몸으로 그 방법을 알 수 있었다.(말로만 배웠을 때는 정말 뭔소리여...했다...괄약근에 집중하니 정말 효과가 있는 것 같았다...ㅎㅎ;;)
좀 색다른 느낌이었다.
이완호흡도 나름 잘 하고 있었다고 생각했는데 몇 번의 실습으로 그동안 했던 호흡과는 다른 호흡도 느낄 수 있었다.

실습을 하면서 변하는 내 배의 모양을 보며 또니는 감탄했다.
배가 둥글지 않고 아래로 퍼지면서 부풀어 오르고 힘이 아래로 실리는 모습이 확실히 보였단다.
다른 산모들의 배를 보면서도 공부가 됐다.
잘 못 힘을 주고, 호흡도 엉키니 정말 배가 아래로 점점 부풀어 밀어내는 것이 아니라 가운데가 봉긋해지기만 했다.
그렇게 되면 수축이 되서 아가가 나오기가 힘들어진다는 원장선생님의 말씀이 있었다.
연습은 막달에나 가능하고 화장실에서 주로 하란다 그리고 하루에 세번이상은 금물이고 하고 나서도 푹 쉬어야 한다고 한다.

자연스럽고 좋은 방법으로 오름이를 맞이 할 방법이 뭐가 있나 찾다 보니 가정분만, 호흡법, 힘주기까지 알게 됐다.
그리고 그냥 자연스럽게 되는 것들에도 다 방법이 있고, 그 방법을 공부하면 자연스러운 일들이 더욱더 자연스러워지는구나...하는 생각을 했다.

한번의 실습으로 땡!은 아닐터....
이제 남은 기간 동안 열심히 머리로 몸으로 기억하고 느껴 실전에서도 잘 해야겠다.
힘을 내서 남은 기간 동안에는 정말 몸 만들기에 전념해야 겠다.
2010/06/16 14:05 2010/06/16 14:05
신문을 보다 왕잠자리의 탈피를 찍은 사진을 보았다.
왕잠자리는 어느 순간에는 빠르게 탈피를 하다
어느 순간에는 휴식을 취하는듯 움직이지 않다가
다시 어느 순간에는 느릿느릿 탈피를 한다.
애벌레의 왕잠자리가 되기 위한 노력은 9시간이나 계속 된다.

요즘 가정분만을 한 산모들의 수기를 틈틈히 읽고 있는데
그 글들에서 꼭 빠지지 않고 나오는 내용이 있다.
산모들은 진통이 오면 호흡을 하며 집안과 밖을 돌아다니며 열심히 운동을 하고
아이가 산도로 내려와 자궁문이 열리면 힘을 주는데 아이의 머리가 보이면 온몸의 힘을 뺀다.
그러면 아이가 스스로 몸을 돌려 스르르 빠져 나온다는 내용이었다.ㅇ.ㅇ;;

아이가 스스로 나온다는 이야기와 왕잠자리의 탈피과정을 보면서
엄마가 산통을 하는 수시간동안 머리뼈를 오므려 산도로 내려오는 아이의 고통(엄마의 고통에 10배라는데....)과 엄마의 힘주기에 못지 않게 스스로 몸을 계속 돌리면서 세상에 나오려는 아이의 노력이 머리 속에 그려졌다.
어쩜 엄마가 아이를 낳는다는 표현 보다는 엄마의 약간(--;;)의 도움을 받아 아이가 스스로 태어난다는 표현이 더 맞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임신하기 전에나 임신초기에는 별생각없이 임신이라는 것은 아이보다는 엄마가 주도적인 역할을 한다고 생각했던 것 같다.
그런데 하루하루 오름이와 생활하면서 느끼는 점은 나는 그저 아이가 자라는데 영양적인 면이나 정서적인 면에 약간의 도움을 주는 정도고(도움이 될까~?) 아이가 자라는 것은 본인 스스로의 노력이 대부분이라는 생각을 하게 됐다.
사실...먹는데 약간의 신경을 더 쓰는 것 외에 내가 하는 것은 정말 없는 것 같다...
그런데 우리 오름이는 건강하게 잘 자라고 있다.
참 신기한 일이다.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스스로 자라고 태어나는 아이일진데 그래도 엄마의 도움없인 너의 세상구경은 어림없다는 심정으로 내맘대로 이래라저래라 하면 안되겠다는 반성까지하게 됐다....
오버인가~?ㅎㅎ;;
그리고 지금과 같은 생각을 잊지말고 늘 아이를 존중해야겠다는 생각도 하게 됐다....
이건 좀 바람직...???

2010/05/20 15:18 2010/05/20 15: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