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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파가 ㅇㅇ보다 작아서 놀랐어요."
유파가 자기 아들보다 작아서 놀랐단다.
"어린이집에 보내야 숟가락질도 하죠."
숟가락질을 싫어하는 유파를 보면서 하는 말이다.
"어린이집에 보내야지...유파야 ㅇㅇ랑 노니까 좋구나?"
유파가 즐겁게 노는 모습을 보면서 하는 말이다.
"우리 ㅇㅇ는 뭐든 잘 먹어요. 유파는 매운 거 못 먹어요?"
유파가 매운 것을 못 먹는다는 말을 듣고 하는 말이다.

근처에 사는 엄마들끼리 모임을 하나 만들었다.
그 모임에서 만난 한 친구가 우리집에 놀러와서 계속 빈정상하는 말만 하고 갔다.
그냥 그 친구의 캐릭터가 좀 그런 사람인 것 같아서 그 친구 말 하나하나에 다 대꾸하지 않았는데 그러고나니 좀 억울하기도 하고 속.상.하.다.

이 이야기를 들은 신랑이 다음에는 "그런 말들으니까 별로 기분이 좋지 않네. 그리고 애기얘기를 막 그렇게 하는거 별로 좋은 것 같지 않아."라고 말하라고 한다.
그리고 어린이집 애찬론자인 그 친구에게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중요한 시기이고, 심심할 때 창의적인 뇌가 된다는 연구결과가 있다."라는 말도 해주란다.
이런저런 얘기를 해주다가 "육아에 대한 공부가 안된 엄마고만...."이라는 말로 정리해준다.ㅋ
그 친구한테는 좀 미안하지만 정말 그런 것 같았다.
그 친구가 바르다라고 믿는 육아는 자기가 공부한 것이 아니라 그냥 주위에서 주워들은 것들을 믿는 것 같은 그런 느낌이었다.

나도 신랑처럼 말하고 싶었다.
분명 그것이 나의 평소 생각이기도 하고, 내가 공부한 것이기도 하다.
그런데 그게... 그 순간 튀어나오지 않는다는게 내 문제다.
이 순간 논리적이고 민첩하기까지 한 신랑이 부러울 뿐이다.

"유파가 크던 작던 그건 난 중요하지 않아. 작아도 매력적인 아이로 키울거고, 정말로 키는 중요하지 않아. 그리고 별로 작지 않아. 얼굴이 작아서, 그러니까 비율이 좋아서 작아보이는거야.(ㅋㅋㅋ)"
"숟가락질 안하는 건 나도 조금 힘들어. 그래도 아주 못하는 것도 아니고... 안하는거에 비해서는 잘 하는편이야. 점점 나아지겠지. 그리고 이런저런 교육을 어린이집에 맡기는 것보다는 어릴적에 집안에서 이뤄지는게 좋다고 생각해. 그리고 가끔 어린이집에서 나와서 노는 거 보니까... 내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교육은 안시키더라~"
"조금 심심해도 괜찮아. 꼭 뭔가를 해야한다고는 생각하지 않아. 그리고 이 시기는 엄마와의 애착관계가 정말 중요한 시기야. 애착이 잘 되면 잘 독립할 수 있고 뭐든 잘 할 수 있을거라고 생각해. 그리고 유파씨는 은근히 많은 사람들을 만나~ 그리고 친구가 꼭 또래여야한다고는 생각지 않아."
"매운 것은 맛이 아니라 통감이래. 그냥 고통의 정도인 것이지. 그래서 구지 매운 음식을 어릴 적부터 먹이고 싶지는 않아. 커서도 못 먹으면 어쩔수 없지. 그리고 이 시기에 어린이집에 안보내고 싶은 이유 중 하나가 식습관때문이야. 난 먹는 것이 정말 중요하다고 생각하거든. 먹는 것은 그대로 건강하고 직결되잖아. 그래서 어릴적에 바로 잡아놓으면 커서도 그것을 유지할거라고 생각해. 솔직히 어린이집은 그것이 안되잖아. 그리고 우리 집안에서 먹는 모습, 음식들을 보며 아이가 우리 가정을 알아간다는 생각도 해. 그리고 ㅇㅇ는 브로컬리도 안먹더만... 유파 봤지? 한그릇 뚝딱이야~(ㅋㅋㅋㅋㅋㅋ)"

흠...내 생각은 이렇다.
조금 간단하게 정리해서....
그러면 뭘하나...

그래도 모임은 계속 될 것이고
그 모임에서 만난 그 친구도 계속 만날 것 같다.
그럼 앞으로는 점점 내 생각을 잘 말해줘야겠다.
꼭 그래야겠다.

2012/05/19 22:25 2012/05/19 22:25
한겨레 신문을 보다 사회적기업의 구인광고를 보고 또니에게 "원서를 넣어 볼꺼야?"라고 물었다.
한번 해보고 싶다는 말이 돌아왔다.
그것이 원서마감 이틀전이다.

"이 일 정말 하고 싶은 일이야?"
"어. 재밌게 잘 할 수 있을 것 같아." (직장을 구할 때 이런 대답이 나오기는 쉽지 않다.)
"사회적기업은 봉급이 적어. 알지? 그래도 하고 싶다면 해봤으면 좋겠다."
"이번 일은 우리가 할 일과도 맥이 통하니까 가서 일도 배우고 자리를 잡으면 좋은 결과도 있을 것 같아." (이미 돈에 대한 개념을 잡은 우리에게 경제적인 문제는 그렇게 큰 걸림돌이 되지 않는 것 같다.)
"그래~ 그럼 한번 해보는 거야~~"

또니는 원서를 넣기로 맘을 먹고 사회적기업에 관한 책을 읽고 조사를 하기 시작했다.
자신이 일할 곳에 대한 정보가 적다고 생각한 또니는 열심히 공부를 했다.
마감 6시간 전까지...

막상 공부를 해보니 우리가 사회적기업에 대해서 그렇게 모르고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동안 했던 공부를 통해 갖게 된 우리의 생각 또한 이쪽 분야와 맥을 함께 하고 있었구나...라는 생각을 했다는 또니...
그러나 원서마감 2분을 남겨놓고 논술을 끝도 맺지 못하고 보내버렸다.
공부와 생각을 너무 하다 보니 정작 자신의 생각을 글로 정리할 틈을 미쳐 갖지 못했던 것이다.--;;

또니의 낙담은 컸다.
또니는 정말 그 일이 하고 싶었고 잘 할 자신도 있다는 말을 했다.
그런데 제대로 된 원서조차 내지 못했다는 자괴감이 그를 더 괴롭히는 것 같았다.

1차합격자발표날.
그냥 혹시나 해서 들어가 본 사이트에 또니의 이름이 있었다.
'오...사회적 기업은 다르구나~ 그래 자기소개서는 정말 잘 썼긴해... 논술도 끝은 못 맺었지만 나름 좋은 생각이긴 했지~' ......사람은 간사하다 했던가~? 아니지... 회사에서 인재를 알아본거지...ㅎㅎ
또니는 1차합격했다는 나의 전화를 받고 정말 뛸 듯이 기뻐했다.
"면접 준비를 정말 잘 해야겠어!"
전화넘어로 들려오는 또니의 목소리에 힘이 실렸다.

또니는 다음 날부터 그 회사의 지점들을 돌아다니며 점장들을 만나 인터뷰를 하기 시작했다.
틈틈히 시간이 날 때면 사회적기업가들의 책들도 읽었다.
그리고 몇날며칠을 생각하고 구상하더니 면접에서 발표할 프리젠테이션도 만들었다.

면접을 준비하는 과정을 보면서 진심으로 그 회사에 가고 싶어하는 구나...하는 생각을 더 했다.
(보통 면접을 준비하면서 직접 모든 매장을 돌며 사람들을 만나고 다니지 않지 않나...?)
또니의 면접준비과정의 열정은 면접점수에 반영되지 않는다는 것이 안타까웠다...ㅎㅎ

또니는 최종합격자에 들지 못했다.
또니보다 더 능력있고 좋은 사람이 붙었을 것이다.
아마도 또니가 인성면접에서 면접관들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을 수도 있고
또니의 PT의 아이디어보다 더 훌륭한 것이 있었을 수도 있다.
그래도 그 회사는 좋은 사람을 놓쳤다라는 확신이 있다.ㅎㅎ

일주일정도.... 열정을 모두 면접에 쏟아부은 또니는 불합격통보를 받고 무너져내렸다.
요즘 몇년간 보지 못했던 모습에 나또한 가슴이 아팠지만
몇날며칠 괴로워만 하고 있던 예전과는 달리 빠르게 자신의 괴로움을 스스로 치유해 가는 모습을 보면서 '이 사람...참 많이 강해졌구나...'하는 생각도 들었다.

또니는 요즘 사진을 배우고 있는 선생님의 그룹전시회에서 전시관지킴이 알바를 하고 있다.
그냥 자리만 지켜도 되는 일인데 또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 말을 걸며 사진에 대해...인생에 대해...
사람들과 대화를 나눈다고 한다.

면접을 준비하면서도 그렇고...
지킴이알바를 하면서도 그렇고...
사진을 찍을 때도 그렇고...
또니는 사람들에게 다가가는 것을 두려워 하지 않는다.
그리고 사람들의 내면의 이야기를 끌어내는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자신이 원하는 일에 열정을 쏟아붓는 모습,
자신을 잘 다스려가는 모습,
그리고 자신의 새로운 능력을 발견해 가고 그것을 키우려는 또니의 모습이 참 신선하다.

또니는 당분간 취직모드를 유지할 것 같다.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을 쉽게 찾지는 못하겠지만
그래도 최대한 원하는 일을 하며 즐겁게 살았으면 좋겠다.

또니~화이팅!!
2010/04/26 10:13 2010/04/26 10:1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