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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는 즐거움 ]

2007/12/07 19:12

아무것도 할 수 없고 책만 읽을 수 있는 상황이 나에게 주어졌다.
그래서 책만 읽었고, 읽다보니 앞으로도 아무것도 하지 않고  책만 읽고 살았으면 좋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가능할까?....--;;

2주동안 내가 읽은 책들을 한번 정리해 봐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다.
몸이 너무 안좋아 책을 읽으면서도 읽는게 아닌 상황도 있었고
내용이 정말 재미있어 아픈것도 잊게 만들어 주는 책도 있었다.


  불한당들의 세계사 - 보르헤스 전집 1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보르헤스는 동서고금의 불한당들에 대한 이야기를 모아 그것들을 다시 썼다. 사기꾼, 갱,엉터리 구세주, 여자 해적 등등 세계의 악인들에 대한 이야기다.


읽으면서 캐러비안의 해적, 갱스어브뉴욕등등...여러 영화들이 떠올랐다.
이 책이 발표될 당시에는 센세이션을 일으켰다라는 말을 들었다. 그랬을 것 같다.
나오는 캐릭터들도 다양하고 개성이 넘친다.
그리고 오대양 육대주를 누비는 작가의 상식과 지식이 탐이난다.
 단편들의 모음이라 호흡이 짧아서 읽는데도 부담이 없다.
 '불한당들의 세계사'...제목이 참 매력적이다..ㅋㅋ


  모모 - 비룡소 걸작선 013  미하엘 엔데 지음, 한미희 옮김

모모는 사람들에게서 행복과 풍요로움을 주는 시간을 빼앗아간 회색 신사들과 여자 아이 모모, 호라 박사 등이 벌이는 모험을 다룬 소설. 꿈 속에서 벌어질 법한 갖은 이야기들이 줄줄이 펼쳐진다.


미하엘 엔데의 작품을 좋아한다. 아니 환타지를 좋아한다고 하는게 더 맞겠다.
미하엘 엔데의 '끝없는 이야기'를 읽다가 '모모'까지 관심이 뻗쳤다.
'끝없는 이야기'는 초반부에는 쫙 빨아들이는 흡입력을 느낄 수 있었는데
후반부로 갈수록 조금씩 쳐지면서 다 읽어야 한다는 약간의 부담감으로 끝까지 읽었던 기억이 난다.
'끝없는 이야기'는 두껍다. 그렇게 두꺼운 책을 쓸 수 있다라는 것 자체만으로,
그리고 그 두꺼운 책을 판타지의 세계로 모두 채울 수 있었다는 것만으로 작가는 정말 대단하다.

'끝없는 이야기'를 읽다가 '모모'에 관심을 갖게 됐다.
' 모모'는 유명한 책이니 더 재미있을 것 같다라는 단순한 생각과
미하엘 엔데의 판타지속에서 계속 허우적대고 싶은 맘에서 '모모'를 읽기 시작했다.
 오~'모모'...멋진 책이고 재미있는 책이다.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고 꾸준히 날 빨아들이는 힘이 느껴진다.
작가의 시간에 대한 철학이 돋보인다. 그리고 크게 공감이 간다.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 20세기를 온몸으로 살아간 49인의 초상  서경식 지음, 이목 옮김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 의 지은이 서경식이 잊혀서는 안 될 ‘20세기의 증인들’ 49인의 삶과 죽음을 통해 20세기를 이야기한 책. 디아스포라적 존재의 기억과 정체성에 대해 발언해온 지은이는 20세기의 운명적인 조건에 맞서 자신의 온몸을 던졌던 이들을 애정 어린 시선으로 반추한다.


청력에 이상이 있다라는 진단을 받았다.
 검사를 하는데 앞이 보이지 않는 안대를 씌워놓고 의자에 앉힌 후 날 이리저리 돌린다.
고통스럽진 않다. 그저 앞이 안보이고, 보이지 않는 저 밖에서 무슨일이 벌어질까 하는
약간의 공포가 있을 뿐이다.
검사를 모두 다 마치고 자리에 앉아 있는데
문득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안에 나왔던 독립투사들이 생각이 났다.
시대의 고뇌를 온몸으로 살다간 사람들, 온갖 고문들을 감내하며 나라를 지키고자 했던 그들...
경험같지도 않은 경험에 그들의 고통과 위대함을 비교할 수는 없겠지만
 정말 대단하고 우린 많은 빚을 지고 있다라는 생각을 했다.
우리에게 주워진 고뇌는 단지 나 자신 뿐이라는 것이 행운이고 복받은 일이라는 생각도 했다.

잊지 말아야할 것들이 있고, 꼭 알아야만 할 것들이 있다.
그런 것들을 깨우쳐 주는 책이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이라는 생각을 했다.


  타인의 고통 - 이후 오퍼스 10  수잔 손택 지음, 이재원 옮김

타인의 고통은 9.11 세계무역센터 폭파 사건을 비롯해 미국이 주도한 이라크 전쟁 전후의 현실 정세에 대한 '지적' 개입이다. 손택에 따르면, "사진 없는 전쟁, 즉 저 뛰어난 전쟁의 미학을 갖추지 않은 전쟁은 존재하지 않는다".


아는 만큼 행할 수 있다면 세상은 좀 더 평등하고, 밝아 지지 않을까?
누구나 가지고 있는 가치를 서로 잘 펼쳐 보일 수 있다면 그것만큼 좋은 것도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이는 것이 전부가 아니고 때로는 왜곡되고 보고 싶은 부분만 보여준다면...
그냥 우리는 속아 넘어가는 것이다. 보여지는 것 이상을 알고 싶어라 하지 않으면.
그래서 뭐...어쩌라고?
그렇게 속아 넘어가면 우린 어딘선가 일어나는 전쟁과 고통에
방조자 내지는 동참자가 되고 있다라는 것이지...
억지스럽다고?
과연 그럴까?


  픽션들 - 보르헤스 전집 2  호르헤 루이스 보르헤스 지음, 황병하 옮김

픽션들은 2백 페이지도 채 되지 않는 얇은 책이다. 그러나 그 속에는 엄청난 상상의 세계가 펼쳐져 있다. 그 상상은 심심풀이 환상이 아니라 삶과 세상의 미궁에 대한 깊은 통찰과 독창적인 사유로 이루어진 상상이다. 은 20세기 문학에서 돋보이는 큰 별이다.


흠..이 책...은
다시 읽어 봐야겠다.
기억이 하나도 나지 않는군....
읽으면서는 '굉장한 사람이군 보르헤스'라고 중얼 거렸는데...이런이런..
 

  파이 이야기  얀 마텔 지음, 공경희 옮김

2002년 부커상 수상작. 아마존닷컴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후 3년이 지나도록 베스트셀러 상위에 머물고 있으며 전세계 40개 언어로 번역되었다. 기존의 부커상 수상작들이 평단의 높은 평가에 비해 독자들에게 외면받았던 것과는 달리, 수많은 독자들의 입소문을 타고 인기를 모은 화제작이다.


정말 재미있게 읽은 책이다.
장황한 설명없이 깔끔한 문체인데도 상황상황이 그림을 그리듯 잘 그려진다.
읽고 난 후 '그러니까 이게 실화인거지? 아닌가?'를 한참동안이나 고민했다는...
근데 이거 실화인가? --;;
뾰족탑, 금발의 천사등등 환상의 세계를 상상하지 않아도 충분히 판타지 적이다.
 물론 사투를 벌이며 하루하루를 산 파이에게는 미안하지만~ㅋㅋ

2007/12/07 19:12 2007/12/07 19: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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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 2007/12/07 2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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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헤스 다음에는 칼비노라는 이탈리아 작가의 글들을 읽는 것도 좋을 것 같아. 이 사람도 문학의 상상력을 무지막지하게 넓혔다는 평가를 받고 있더라. 궁금해.
    • green
      2007/12/07 22: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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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래? 그럼 다음은 칼비노~로 하겠어요!ㅋㅋ
  2. 2007/12/12 12:02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타인의 고통>은 참 까끌까끌한 책이야. 읽노라면 마음이 불편해지지. 하지만, 옳은 것과 불편한 것은 양립할 수 있는 것이니 어쩔 수 없지.
    손택의 주장에 전적으로 동의할 수 있을 것 같지는 않아. 읽으면서 생각이 어수선해지는 것 같더라고. 손택의 주장을 모두 읽어내지는 못했다는 게 정확한 표현이겠다. 손택의 글쓰기에 익숙하지 않은 것도 있고.
    수잔 손택은 자신이 70년대에 발표한 에세이집 <사진에 대하여>에서 주장했던 바를 스스로 의심하고 다른 가능성을 찾기도 하지만, 결국 손택의 글은 행동 없이 이미지에 현혹되는 이들에게 보내는 경고인 것 같아. 이 점에는 그야말로 전적으로 동의해.
    • green
      2007/12/07 22:46
      댓글 주소 수정/삭제
      안다는 것은 정말 많은 갈등을 내면에서 불러 일으키는 것 같아. 고민하지 않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귀닫고 입닫고 그렇게 사는것 같어. 그래도 내가 의미있다고 생각되는 것들은 많이 얘기하고 행동으로 옮기면서 살려고...그래서 더더욱 수잔손택같은 지성인의 도움이 절실햐..ㅋㅋ
  3. 2007/12/07 22:03
    댓글 주소 수정/삭제 댓글
    서경식 씨의 글은 참 매력적이야. 시종일관 마음이 불편해지는 내용이지만 글이 참 힘차면서도 부드럽다는 생각을 하게 돼. 격정적이기까지 한 글에서도 단어와 문장들은 제멋대로 튀지 않지. 논리적이고 감성적인 글이 서로 대척점에 서 있지는 않다는 걸 보여주는 사람인 것 같아.

    나도 <사라지지 않는 사람들>을 먼저 봤지만, 서경식 씨 자신의 말대로 그의 많은 저작들의 핵심은 <시대의 증언자 쁘리모 레비를 찾아서>에 있는 것 같아.
    이 책도 한 번 읽어봐. 지금은 망구가 읽고 있겠구만. 다 읽으면 꼭 읽어봐.

    그리고, 꼭! 꼭! <이것이 인간인가>도 읽어봐. 당시의 아우슈비츠를 상상한다는 것이 큰 고통으로 다가올지라도, 참아내고 읽어냈을 때 얻는 것은 클거야. 수잔 손택의 주장처럼 어떤 사건을 단편적인 그러니까 비역사적이고 비서사적인 특정 이미지로 기억하는 것은 행동을 이끌어내는 단초가 될 수 있을 뿐인 것 같아. 사건을 분명히 이해하고 행동하기 위해서는 그 사건이 들려주는 '이야기'를 알아야 할 것 같아. 손택의 글을 읽고난 뒤에 접한 아우슈비츠 수용소에서의 삶에 대한 기록인지라 그 선정성에만 빠져들고 있는 것은 아닌지 조심하게 되긴 했어. 하지만, 다 읽고 난 뒤에는 생각이 많이 달라졌어. 아우슈비츠의 고통은 '타인의 고통'이 아니라 지금 '나의' 고통이기도 하더라고. 내가 살아온 삶은 당시 수용소에서의 삶과 비교한다는 것은 분명 무리지. 하지만 수용소 작동원리와 한국의 학교(대학교 포함)와 군대와 회사의 작동원리가 많이 다르지 않다는 것을 알게 된 후에는 허탈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하더라. 난 우리도 폭력의 시대에 발을 담글 수 있다는 가능성을 아우슈비츠에서의 '이야기' 속에서 찾았어. 그토록 많은 아우슈비츠 사진을 보면서도 느끼기 힘들었던 거야. 한 번 프리모 레비가 들려주는 '이야기'를 들어봐. 레비 역시 글쏨씨가 대단해서 술술 읽힐거야. 물론 읽기가 고통스러울 수는 있겠지만.
    • green
      2007/12/07 22: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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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논리적이고 감성적인글.공감이 가는 말인데~
      그리고 책들은 차례차례 읽어 보도록하께.

      사람들의 내면은 폭력적인가?
      분명 폭력도 일부분이고 온화함도 일부분 일터인데
      폭력이 더 쉽게 나온다는 생각이 문득문득...
      살기가 팍팍해서 그래라는 변명같지 않은 변명으로
      삶에 대한 성찰이 덜 됐음을 잘도 감싸고 있는듯햐..
  4. 2007/12/07 2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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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파이 이야기>도 극한적인 상황에서 인간 조건을 생각하게 하지. 이런 면에서는 프리모 레비의 증언과 통하는 부분이 있어. 다만 레비의 증언이 (자기를 포함하기는 하지만) 인간 집단의식의 탐구에 중점을 둔다면, <파이 이야기>는 개인의 내면 속으로 파고들어가 인간의 모습을 갈가리 파해쳐 보는 것 같아. 그래서 <파이 이야기>에서 종교적인 색채가 번져도 자연스러워 보이는 것 같아.
    • green
      2007/12/07 23: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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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극한의 상황에서 살아남는다는 것.
      그것은 커다란 절망으로 남든가
      아님 강한 삶에 대한 애정으로 남든가
      둘중에 하나 일 수있겠다 싶어.
      프리모 레비의 갑작스런 자살과
      파이의 건강한 장년의 삶을 보면서...

      남겨진 고통도 환희도 모두 개인의 것이 되어 버리는 것 같어.
      중요한 것은 우리의 것이 되게 해야하는데 말이지
      특히 고통은...
  5. 2007/12/09 09: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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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읽은게 없어서...
    끼어들수가 없다. ㅡ.ㅜ
    • green
      2007/12/10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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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ㅋㅋ 겸손하시긴...
  6. 2007/12/11 10: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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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싸 11등
  7. 2007/12/11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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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보르헤스의 소설을 읽다보면 어디부터 사실이고 어디까지 이야기인지 알 수가 없어
    • green
      2007/12/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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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맞어 맞어..ㅋㅋ