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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다란 새가 한마리 있었습니다.
커다란 새는 혼자 살았습니다.
문득 친구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새는 친구를 만들기 위해 보금자리를 떠났습니다.

커다란 새는 날다가 귀가 멋지게 길고 하얀 털을 가진 토끼를 보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작고 귀여운 저 동물과 친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새는 토끼를 향해 날아갔습니다.

토끼는 커다란 새를 보고 뛰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새에게 잡혀 먹히지 않으려고 전력을 다해 뛰었습니다.
토기는 그렇게 뛰다가 그만 사람들이 만들어 놓은 올가미에 목이 졸려 죽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너무너무 슬펐습니다.

커다란 새는 또 날다가 뿔이 멋진 동물들을 보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멋진 뿔을 가진 동물들과 친구를 하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새는 멋진 뿔을 가진 동물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멋진 뿔을 가진 동물들은 커다란 새를 보고 날뛰기 시작했습니다.
커다란 새를 피하려다 서로 얽히고 설키며 우왕좌왕 했습니다.
멋진 뿔을 가진 동물들은 그렇게 날뛰다 서로의 뿔에 찔려 죽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너무너무 슬펐습니다.

커다란 새는 날다가 여유있게 걷고 있는 사람을 발견했습니다.
커다란 새는 저 사람과 친구를 하면 좋겠다 생각했습니다.
커다란 새는 사람을 향해 날아갔습니다.

여유롭게 걷던 사람은 커다란 새를 보고 마구 달리다 그만 낭떨어지에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떨어지는 사람을 살리기 위해 그 사람의 옷을 날카로운 발톱으로 잡았습니다.
옷이 잡힌 사람은 발버둥을 치다 그만 낭떨어지 계곡으로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커다란 새는 너무너무 슬펐습니다.
커다란 새는 힘없이 커다란 나무가지에 앉아 있었습니다.
커다란 새는 여전히 혼자입니다.

커다란 새를 다 덮을 정도로 더 큰 새가 나타났습니다.
더 커다란 새는 커다란 새에게 날아 왔습니다.
커다란 새는 친구가 생기는 것 같아 기뻤습니다.

더 커다란 새는 커다란 새를 한 입에 꿀꺽 삼켜버렸습니다.
2011/08/17 20:04 2011/08/17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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눈이 지나간 자리에 얼음꽃이 피었다.
차가운 눈밭 위
 밤새 기다림을 간직하다
아침 햇살과 함께
얼음꽃은 흩어져 버렸다.
.

얼음꽃을 기다린 한 소년이 있었다.
눈이 하염없이 내린 날
소년은 길을 나섰다.
소년과 얼음꽃을 시샘한 눈바람은
소년을 얼음꽃에 닿게 하지 않았다.
.

얼음꽃이 흩어져 버린 그 순간
 길 위엔 하얀 무덤 하나가
햇살을 받아 반짝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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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8/01/20 11:23 2008/01/20 11: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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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배가 떠났다.
물을 싫어하는 종이배가
바람이 세차게 부는 어느날
바람에 몸을 맡긴체
물속으로 뛰어 들었다.
고양이는 따라 들어가
종이배를 건져 주지 않았다.
물이 흘렀다.
종이배는 물따라 흐르지 않고
한참을 서서 고양이를 바라봤다.
아마도 고양이가 종이배를
잡아주길 바랬나 보다.
하지만 고양이는
시선도 돌리지 않고 아무말도 없이 서 있었다.
종이배는
고양이를 뒤로 하고
물을 따라 흐르기 시작했다.

종이배와 고양이는 그렇게 이별했다.
안녕이라는 말도 없이...


2008/01/16 10:41 2008/01/16 10:4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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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에게는 왜 날개가 없나요?

날개를 갖고 싶니?

네.

하지만 너는 원래 날개가 없이 태어났단다.

하지만 전 날개를 갖고 싶어요.

그건 너의 욕심 같구나.

욕심을 부리면 안되나요?

우선 네 모습 그대로를 봐주는 건 어떠니?

저에게 날개를 주세요!

흠...그래...알았다.

와! 날개가 생겼어요. 전 이제 자유롭게 어디든 날아 다닐 수 있게 됐어요.

....

오~ 저기 저 날아다니는게 새인가?

정말 신기하게 생겼는걸~

저걸 잡아서 내 새장에 넣어 둬야 겠어!

...

이걸 원한건 아니었어요.

전 자유롭게 날고 싶다고요......

 

2008/01/14 08:51 2008/01/14 08: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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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가 어떻게 그렇게 다정하냐구~?
그 둘은 다정할 수 밖에 없지.
아차차차 내가 누군지 말을 안했군 나는 시간을 등지고 다니는 달팽이야
내 이 뱅글뱅글 커다란 집안에는 나의 시간과 세상의 시간이 가득 들어있지.
그래서 아무리 빨리 뛰고 싶어도 그건 불가능해~ 이렇게 시간을 잔뜩 들고 다니니
내가 빠를수가 있겠어~? 안그러나? 허허허허
아차차차 '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가 다정한 이유에 대해서 물었던가? 나이가 들면 이렇게 깜박깜박해. 이해들 하지?
그래 시간집 안에 '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의 시간이 어디 있나 한번 찾아 볼까.

달팽이는 시간집 안으로 느물느물한 몸을 한껏 웅크리고 들어가 한참을 나오지 않았습니다. 그러다 갑자기 쭉 몸과 촉수을 빼며 찾아낸 '시간'을 보여주었습니다. 그 시간안에는 '새장 속 새'는 '새장 속 새'가 아니었고 '새를 품은 새'도 새장 안에 새를 품고 다니지 않았습니다. 그 둘은 서로의 공간에서 서로의 시간을 그렇게 보내고 있었습니다.

[계속]
2007/07/13 14:36 2007/07/13 14: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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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새입니다.
남들이 보기에 '새장 속 새'입니다.
새장 안에 갖혀 답답하겠다고들 얘기합니다.
새는 항상 날아야 한다고들 생각하나 봅니다.
왜 늘 날아야 하는 거죠?
날개가 있으니까?
날개 없는 사람들의 동경의 대상이 되기 위해?
날 위해서 입니까?
당신을 위해서 입니까?
저는 이대로 새장 안에 새가 되고 싶습니다.

저는 새장안에 새를 품고 다니는 새입니다.
보일락 말락한 아주 작은 날개를 가지고 있죠.
사람들은 저더러 날 수 없으니 불쌍하다고 합니다.
그리고 새장 안에 새를 품고 다니는 일이 버거워 보인다고도 합니다.
사람들은 자신의 잣대로 다른 모든 것을 생각하는듯 합니다.
때로는 그런 사람들의 생각과 말이 상처가 되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하지만 이제는 신경쓰지 않습니다.
전 이대로 새장 안에 새를 품고 다니는 것이 좋고
앙증맞고 작은 날개를 갖고 있다는 것도 썩 맘에 들기 때문입니다.

저는 나풀나풀 나비입니다.
화려한 비단같은 날개를 가진 나비입니다.
이 날개로 세상 곳곳을 돌아다니고 이 꽃 저 꽃을 찾아다니는 것이 즐겁습니다.
무엇보다 좋은 것은 '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지요. '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를 만나면 행복한 기분이 듭니다. 그래서 저는 우울할때면 종종 이 두 친구들을 만나러 가지요. 둘의 행복한 모습을 보면 저의 우울은 언제 그랬냐는듯 싹 사라지곤 한답니다.
다른 사람들은 둘이 같이 다니는 것이 힘들어 싸우다 결국은 헤어지고 말거라고 쑤근거렸습니다. 그런데 '새장 속 새'와 '새를 품은 새'는 서로 여간 다정한 것이 아닙니다.
말이 좋아 함께지 정말 둘이 있는 것은 좀 버거워 보이는 것이 사실이잖아요?
그런데 둘은 어쩜 그렇게 다정할까요?

[계속]
2007/07/12 15:38 2007/07/12 15:38


바람이는 새벽에 자주 깨어나 늘 울어대곤 하지
새벽에 빽빽 울어대는 바람이는 대략 난감이야
단잠을 몰아내 신경질나게 하고
이웃들에게는 민폐 그 자체지
그런데 오늘 새벽에는 아주 조용한거야
깨어서 분홍발로 폭신폭신 걸어다니는 소리가 분명 나기는 하는데 말이지
어연일로 조용한가 하고 새벽녘 어슴프레 눈을 떠 창문쪽을 보는데
아니 이게 뭐지~? 저 커다란 형체는 뭐냔 말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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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섬]
으엥? 고.양.이 한마리????
그래 그랬었던거야
늘 혼자 새벽을 밝히던 바람이는 외로워서 빽빽 울어댔던건데
오늘은 창문을 뚫고 친구가 찾아와 주었던 거야.
바람이의 그동안의 간절한 울음 소리가 고양이 나라에까지 닿아 친구가 찾아온 것이 분명해~(사실 요즘 집에서 외로이 지내는 고양이들이 많아져서 고양이 나라에서는 고양이들의  외로움을 달래주기위한 파견근무가 부쩍 늘어나고 있다고....믿거나 말거나)
폭신폭신 분홍발 소리가 그렇게 경쾌했던 이유를 그때야 알았지 뭐야~크크크

내가 깨었을때는 바람이와 '창문을 뚫고 온 고양이'가 헤어지는 순간이었던 거야.
하지만 벌떡 일어나 부산을 떨진 않았어.
조용히 그대로 자리에 누워 눈을 가늘게 뜨고 그 친구가 돌아가는 모습을 지켜봐 주었지.
맘속으로는 벌떡 일어나 야~너 바람이 친구구나~하고 싶었지만 꾹 참았어.
만약 그럼 다시 우리 바람이를 만나러 와 주지 않을 것 같아서말이지.
대신 그래 이 뜻 깊은 순간을 기록해 두는 거야 하는 맘으로 핸펀사진을 찍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지.그래서 옆에 두었던 핸펀을 조심스럽게 들고 살살 버튼을 누르는 순간  철컥! A (에이)~ 망할! 사진 찍히는 거친소리와 함께 쏟아지는 레이저빔이 다 망쳐버렸다는......왜 이 생각을 못한거지? 바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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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제공 - 섬]

사진 찍히는 소리와 함께 '창문을 뚫고 온 고양이'는 사라지고 말았어. 그래서 난 지금 후회에 후회를 거듭하고 있는 중이야. '창문을 뚫고 온 고양이'가 다시 올까? 안오면 어쩌나. 난 지금 벽에 머리를 박으며 자책중이야 아....미안하다 바람아

바람이는 이제 다 잊은 듯 단잠에 빠져 있어. 다행히 날 원망하는 것 같지는 않네~ '창문을 뚫고 온 고양이'와 정말 뽕빠지게 논 모양이야~
그나저나 다시 오는 푸른 새벽에도 '창문을 뚫고 온 고양이'가 바람이를 만나러 와 줄런지. 아 꼭 다시 와주길.....
바람아 잘자~

2007/07/05 15:36 2007/07/05 15: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