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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30 13:52 2009/09/30 13:52
첫째아이는 안되는 것 투성이었습니다.
사람을 물어도 안되고(물면 그때부터는 '관계'란 없어진다.그리고 아프다.)
이불 위에 올라와도 안되고(털이 이불에 묻는게 너무 싫다.영역을 나누는 것이다.)
쿠션 위에 올라가도 안되고(마찬가지 영역을 나누는 것이다.)
식탁 위에 올라가도 안되고(밥먹는 곳에 화장실 가서 똥 덮던 발로 걸어다니는 것이 싫다.)
밥 달라고 앵앵 울어대도 안되고(시끄럽다.)
밥을 덜기도 전에 밥그릇에 머리를 들이 밀어도 안됩니다.(밥 덜어주는 내 손이 방향을 잃게 된다.)
물론 이 외의 무슨 짓을 해도 괜찮습니다...(과연...--;;)

그래서 첫째 아이는
'안돼.'
'기다려.'
'밥.'
'먹어.'
'쉿- 조용.' 등등의 말들을 알아 듣습니다.

첫째아이라서 바르게 키워야 한다는 강박관념이 있었습니다.
모든 원칙을 저희들 입장에서만 생각하고 그 아이가 어떤 개성을 갖고 있는지는 철저히 무시됐습니다. 첫째아이는 저희가 생각하는 바름으로만..... 그렇게 강압적으로 키워졌습니다.
(물론 이 모든 반성은 둘째가 들어와서야 하게 된 것들입니다.)

그렇게 몇년이 흘러 둘째가 들어왔습니다.
둘째 아이는 야생의 모습 그대로여서 잘못한 일이 있어 야단을 치면 극도의 공포심을 느끼며 우릴 피해 다녔습니다. 야단을 맞은 후 불안해 하는 모습을 보면서 우린 그 아이가 하는대로 가만히 놔둘 수밖에 없었습니다.

많은 자유를 얻은 둘째는
쿠션 위에도 올라가고,
식탁 위에도 올라가고,
이불 위에도 올라가고...
첫째는 하지 못했던 것들을 둘째는 모두 다 했습니다.

그런데 신기하게도 시간이 점점 흐를수록 첫째가 하지 않는 것은 둘째도 하지 않았습니다.
쿠션 위에도 올라가지 않고
식탁 위에도 올라가지 않고
이불 위에도 올라오지 않습니다.
'먹어'라는 말을 하기 전까지는 밥도 먹지 않습니다.
둘째는 정말 눈치가 빠릅니다.
첫째가 하는 것을 보고 모두 다 따라 합니다.

둘째가 하지 않는 것들이 늘어날수록 첫째는 할 수 있는 것들이 늘어났습니다.
둘째는 되고 첫째는 안된다는 것은 좀 불공평하다는 생각이 들어 첫째에게도 많은 자유를 주었습니다. 실은, 둘째를 기르면서 인내를 갖고 꾸준히 타이르기만 해도 아이들은 우리들의 말을 아주 잘 들어 준다는 것을 알게 된 후 첫째에게 미안한 맘이 들어 많은 것을 허락하게 된 것도 있습니다.
그래도 첫째는 하지 않던 것들은 여전히 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첫째가 하는 것이면 무엇이든 좋아보이는듯 했습니다.
마구 도망다니다가도 첫째를 쓰다듬는 것을 보여주고 자기를 쓰다듬으면 온순하게 제 손을 받아들였습니다. 털을 빗길때도 첫째부터 빗겨주는 걸 보여주면 안심하고 몸을 맡겼습니다. 고양이전용 방석에 첫째가 들어가 있음 빈자리가 없이 꽉 차는데 둘째는 그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 꼭 함께 누우려고 합니다. 첫째가 의자에 앉아 있음 의자로 가고 바닥에 앉아 있음 바닥으로 가고....
둘째는 첫째를 많이 좋아하고 첫째는 둘째를 귀찮아 합니다.

첫째는 처음 데려왔을 때 우유를 먹였습니다.
그리고 간간이 간식으로 닭가슴살을 주었습니다.
첫째는 통닭을 시켜 먹을때 그리고 닭요리를 할 때 미친듯이 반응을 보입니다.
그리고 아이스크림을 좋아합니다.
둘째는 데려 오기 전 아주 어렸을 때 종종 멸치를 간식으로 주곤 했습니다.
그래서 일까요... 지금도 멸치육수를 낼 때마다 달라고 깡깡 울어댑니다.
첫째는 영~ 배가 고프지 않음 멸치는 신경도 안씁니다.
둘째는 닭요리에 무관심입니다.
어릴적 식성이 그대로 나오는 것이 정말 신기합니다.

첫째는 바람입니다.
둘째는 구름입니다.
바람이는 먹을 것을 항상 바라고
구름이는 의자나 책장 위에서 잘 굴러 떨어집니다.

가끔 너무 바라고 너무 굴러 안타깝지만 그래도 저에게는 사랑스러운 아이들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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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9/09/29 15:22 2009/09/29 15:22
푸코의 '감시와 처벌' 첫수업하던 날.
수업이 끝나고 J언니와 나 그리고 또니는 맥주와 닭튀김을 먹으며 푸코적인(?) 대화를 나누고 있었다. ㅎㅎ
함께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던 J언니가 요즘 고민 거리라며 큰딸 이야기를 했다.

J언니의 큰 딸은 고3 이다.
딸을 위해 수시정보를 수집하거나 입학설명회에 다녀야지
자기공부나 하러 다닌다고 주위 사람들로 부터 핀잔을 많이 듣는다고 한다.
그런 말을 듣는 언니의 맘도 편하지는 않아 보였다.
"재수한다고 하는데 나중에 원망 안들을려면 시켜야지.....
 몰라~ 몰라~그래도 나는 지금 내 공부를 하련다~ 하하하하"
자식의 인생을 대신 살아주고 있는 부모가 많아지는 요즘 J언니는 참 특이한 엄마가 아닐 수 없다.

요즘 또니를 따라 공연을 많이 보러 다닌다.
또니가 사진을 찍으면서 알게 된 친구들의 클럽공연이다.
그들은 낮에는 아르바이트를 하고 밤에는 음악을 한다.
나도 덩달아 요즘 낮에는 그림을 그리고 밤에는 음악을 들으러 쏘다니고 있다.

작곡가, 보컬, 베이시스트, 드러머....
20대 중반의 친구들...
세상의 가치와 다른 삶을 사는 사람들이 갖는 번뇌가 있다.
그들의 모습에서 나의 오래전 방황하던 모습들이 떠오른다.
그들도 안다 음악에 대한 열정으로 모든 것을 이길 수 있다는 것을....
멋진 예술가들~
그들의 열정적인 모습에 자극을 많이 받는 하루하루다.

2년전
"이런 현실감 없는 것들..... 니들 그렇게 살면 안돼.버럭버럭!!!"
그림일을 접고 나를 찾겠다며 철학공부를 시작한 나와 30대 초반 직장은 구할 생각도 하지 않고 정말 자신이 원하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있다는 또니를 보며 S언니가 우리에게 퍼부은(!) 분노의 말들이다.

그런 S언니를 2년만에 만났다.
나는 그동안 공부하고 생각햇던 것을 바탕으로 다시 그림을 그리기로 맘 먹었고 또니는 아주 오래전 부터 하고 싶었던 사진공부를 시작했다.
"야~ 그래~ 살아보니 별거 없더라. 하고 싶은 거 하면서 살면 되는 것 같어. 열정과 생각만 놓지 않음 다 되는 것 같더라구."
그림을 그리기로 맘은 먹었지만 그림 일로 돈을 벌고 있는 것도 아니고 사진은 모두다 돈 벌이가 안된다면서 말리는 공분데...... 철처하게 속물적이고 현실적인(본인왈) S언니에게 도대체 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2년이라는 세월..... 그래, 짧지만은 않지...그래도...--;;

세상은 사람들과의 관계 맺기의 연속이다.
사람들은 나를 좌절 시키기도 하고
알쏭달쏭 헛갈리게 만들기도 하고
확신을 주기도 하고
살아가는 힘을 주기도 한다.
아니, 그들이 주든 말든 그냥 내가 취사 선택하는 것인지는 모르겠으나
나는 사람들로부터 정말 많은 영향을 받는다.

사람들과의 관계 속에서 내 생각은 유연해지고 삶은 더 견고 해진다.

2009/09/24 11:39 2009/09/24 11:39
<오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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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니: "나 가끔 버스 단말기에 버스카드를 찍어야 하는데 우리집 열쇠를 찍으려고 한다니까...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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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니는 가끔 이상한 행동을 해서 나를 웃길 때가 있다.(이건 비웃음인가....? 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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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번엔 좀 오바해서 웃었나 보다...또니가 삐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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쭈: "뭐, 그럴 수도 있지. 너무 완벽하면 내가 숨막혀서 못살아~
       이렇게 가끔 허술한 모습도 보여줘야 내가 좀 살지~ 그리고 그런 모습도 좋아좋아~"
      (이건 진심인가??? 흠..흠....진심이다......아멘....+)


<오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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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찍으러 나가서 또니도 없고....
혼자 밥먹기가 싫어서 라면을 먹으려고 했는데 라면이 없다.
라면 사러 마트로 고고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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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것저것 장을 보고 나오는데 햇살이 강렬하다.
헛! 그런데 양산이 없다.(난 어딜 나갈 때 꼭 양산을 갖고 나간다.)
순간 패닉상태에 빠져버린 나.
급히 마트로 다시 내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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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산대에 있을 거라 믿고 내려 왔는데 양산이 없다.
물건들을 샀던 동선을 따라 몇바퀴를 돌고, 매장 직원한테 묻기를 수없이 반복했지만 찾을 수가 없었다.....
"아.... 백수주제에 있는 물건이나 잘 챙겨야 돈이 덜 나가지...이게 뭐냔 말이다!!! 그리고 라면은 무슨 라면이냐 집에서 밥에 물이나 말아 먹지!!!!!!!"
결국 양산은 찾지 못하고 수없이 많은 자책을 하며 그냥 집으로 터덜터덜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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헐~ 현관문을 여니 고양이들 놀라고 만들어 놓은 상자 위에 양산이 얌전히 있는 것이 보인다.
마트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얼마나 맘이 상했던가~
마트에서 집으로  오는 동안  얼마나 나 자신을 원망했던가~

순간 아침일이 떠올랐다....
또니를 너무 놀려 벌 받았나보다....
그렇다~ 사람은 누구나 살면서 실수를 한다.
그리고 실수했을 때는 풉- 거릴 것이 아니라 따뜻하게 위로를 해 줘야 하는 거다!!!!
미안해~ 똔....
2009/09/01 23:48 2009/09/01 23:4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