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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과 가평 ]

2009/07/30 22:48
계룡이라는 도시는 군사도시여서인지 도시곳곳이 참 잘 정비되어 있었습니다.
가로수들과 거리에 심어진 무궁화꽃들 그리고 도로 중간중간에 서 있는 여러가지 탑들을 보며 그들(?)의 힘을 느낄 수가 있었습니다..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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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계룡에서 7.22~23>

계룡산 동학사에도 다녀왔습니다.
처음 가 본 곳인데 걸어가는 산길이 참 운치가 있고 좋았습니다.
산길을 따라 흐르는 옥색의 계곡물은 지중해의 에머랄드 빛 바다가 부럽지 않더군요~
나무가 만들어 준 그늘 아래서 시원한 물에 발 담그고 한참 앉아 있다보니 여름인지~가을인지~ㅎㅎ
산넘어 갑사라는 곳이 더 좋다고 하던데, 다음에는 그곳에도 한번 가봐야겠습니다.

이틀동안 백수부부를 위해 운전기사도 되어 주고 맛난 것도 사주고 좋은 곳도 많이 보여준
친구 소영이에게 감사를~^^

......

계룡을 다녀와서 가족들과 가평에 갔습니다.
주부 9단들과 함께하는 배가 든든한 여행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물놀이 보다는 사촌언니들과 수다를 떨거나, 사촌 조카들과 보드게임을 하면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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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가평에서 7.25~26>

그래도 여기까지 왔는데 그냥 서울로 돌아가면 서운할 것 같아 물속에 발을 담가봅니다.
역시~ 여름에는 물이 최곱니다~
물위로 반사되는 여름의 뜨거운 햇살이 절 더욱더 건강하게 만들어주는 것 같습니다.
아~~~ 자연에서 살고 싶습니다~

사진:www.blackisland.net
2009/07/30 22:48 2009/07/30 22:48
<가.평.여.자>
모임을 만들고 모임다운 모임으로 만난 것은 어제가 처음이었다.
대학 때 그리고 사회에 나와 친구들과 가끔 '독서토론'을 해 보긴 했지만 늘 그렇듯 술을 마시거나 잡담을 하거나 토론이 되지 않고 흐지부지 끝나는 경우가 다반사였다. 개인적으로 모임다운 모임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이다. 모임을 하는 구체적인 방법, 기술을 전혀 몰랐기 때문에 '가.평.여.자'모임에 나가면서도 '과연 모임이 잘 될까?'하는 의심을 품었더랬다~

첫모임을 하고 나서 그런 우려가 다 날아갔다.
물론 모임을 이끌 구체적인 방향이나 방법을 찾은 것은 아니지만 다들 모임을 가볍게 만은 생각하고 있지 않다라는 것과 이야기를 할 때 다들 진지하게 자신들의 생각을 이야기 하고 반론하고 받아 들이는 모습을 보며 이렇게 시작하는게 맞는 것 같다라는 생각을 했다.
그리고 시간이 없음에도 최대한 책을 읽고 생각 할 거리들을 만들어 온 친구들을 보며 솔직히 조금 감동도 받았다.

친한 사람들과 무엇인가 '목적'을 가지고 만난다는 것 자체가 신선하고, 신기하고, 잼나다.

첫모임의 주제는'인간말종'이었다.
찌니가 회사에서 우연히 겪은 어처구니 없는 일로 갑작스레 잡게 된 주제다.ㅋㅋ
영이가 추천한 <모순>과 <인간실격>, 또니가 추천한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고 이야기를 끌어가 보기로 했다.
아래글은 모임을 마친 후 인간말종에 대한 내 생각들을 정리한 것이다.

- 주제: 인간말종
- 책: 양귀자의 <모순>, 다자이 오사무의 <인간실격>, 쁘리모레비의 ,<이것이 인간인가>
- 쭈,찌니,영이(또니는 다래끼로 불참)

내가 생각하는 인간말종은 뭘까?

세 권의 책을 읽으면서 가장 인간말종이구나 하는 생각이 스친 사람은 '인간실격'에서 주인공의 아내를 강간한 30대의 어느 남자다. 그 남자에 대한 스토리는 없다. 강간 장면을 묘사한 두 줄정도의 글이 전부다. 주인공 아내의 삶을 송두리째 망가뜨렸기 때문에 그 남자를 인간말종으로 생각하는 것인지, 아님 그 남자의 인생 스토리를 모르기 때문에 간단하게 인간말종이라 치부해 버리는 것인지...... 그 남자가 강간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인, 내적인 갈등을 알게 된다면 그 또한 '피해자'가 되고 말지도 모르겠다.
자신들만이 최고의 국가, 최고의 민족이며 그렇기 때문에 세상을 무력으로 지배할 수 있다라고 생각한 독일인들 또한 잘못된 국가적 이념과 개인의 야욕에 세뇌당한 안타까운 '피해자'들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모순'에서 나온 가정을 돌보지 않는 아버지 또한 사회가 만들어 놓은 틀과 내면의 자아의 충돌로 그의 모든 과오를 이해한다면 그 또한 결국 '피해자'가 되어 버리고 만다.


사회생활, 조직생활을 하다보면 쉽게 '저거 인간말종 아냐?' 라는 말이 나오게 하는 사람들이 종종 있다. 자신의 자리만을 지키기 위해 남을 짓밟는 사람들과 지위를 이용해 힘을 과용하는 사람들.
그들의 행동이 역겹다는 생각까지 드니 상종하기도 이해하고 싶은 맘도 들지 않는다. 가치의 다양함을 인정하지만 이런 가치는 좀 받아들이고 이해하기가 힘들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도 결국 사회시스템에 적응하기 위해 자기를 개조시킨 '피해자'들이거나, 혹은 소통하는 법을 잘 배우지 못한 '미숙아'들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해 본다.

인간은 한 두가지의 조건만으로 만들어지는 단순한 존재가 아님을 알게 되면 모든 것이 이해되고 마는 이 아이러니~
결국 인간은 이해되는 사람과 이해되지 않는 사람으로 나뉘는 것인가?
강간범, 2차대전 당시의 독일군과 독일인, 무책임한 아버지, 조직안에서 인간말종이라 불리는 사람들을 생각하면서 인간말종은 없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했다.

그렇다고 쉽게 이해되지 않는 행동을 하는 사람들에게 사회적인 피해자이니 모두 '무죄'를 선고해 버리면 인간의 자아를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닐는지......
사람들은 스스로를 변화시킬 힘을 갖고 있다.
옳은 것을 탐구하고 가려내 지키려는 힘말이다.

하지만 자신과 맞지 않는 주어진 환경에 의심을 품지 않고 적응해 버리면 그 힘은 소멸 해 버리고 만다.

그 힘은 길러주고 단련 시켜줘야지만 커지고 쓸 수 있게 된다.
그 힘은 스스로 자각하려는 노력과 더불어 서로 연대 하려는 노력을 통해 더욱더 커진다고 생각한다.
흠......
그럼 결국 자기 반성없는 자가 인간말종이 되기 쉽다는 얘기??--;;;
.
.
.
인간말종에 대한 생각을 계속하고 있다.
똔의 말처럼 '인간말종'이라고 낙인(?) 찍어 버리면 다 해결되는 문제가 아니라는 말에 공감이 간다. '인간말종'이라 낙인 찍힌(혹은 찍은) 사람들 또한 어찌됐건 이 사회속에서
함께 살아가는 사람들임은 분명하니까.......
내가 인간말종이 되지 않기 위해 그리고 인간말종인 사람들과 어떤 관계를 맺으며 살아갈 것인가에 대한 고민은 계속 될 것 같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 깊은 인간탐구가 필요하지 않나 싶다~ 휴~

8월주제: 자기 자신 바로보기

2009/07/28 19:00 2009/07/28 19:00
서경식씨의 글을 좋아한다.
그의 생각을 좋아 한다.
그는 나의 결핍된 부분을 채워 주는 사람이다.

이번엔 그림이다.
책을 읽으면서 '서경식씨 개인 취향의 그림들을 모아 놓은 책인가?' 라는 생각을 했다.
그가 소개하는 작가들 한명한명이 너무 낯설었고(고흐만 빼고), 그림들 또한 생소한 것들 뿐이었다.
그런데 책을 거의 다 읽어 갈 때쯤 내안의 결핍을 발견하게 되었다.
그의 서문에서도 읽었듯 나는 이쁜 그림만을 봐 왔고, 세상에는 그런 그림만 있는 것처럼 착각하면서 살고 있었던 것이다. 그래서 그의 책 속에 있는 이쁘지 않은, 너무나 생소한 그림들에 거부감까지 들었던 것이다.
나는 생각지도 못하게 편식을 하고 있었고 그 편식으로 내 미의식은 기형으로 자라고 있었던 것이었다.
그리고 이렇게 기형적인 미의식을 가질 수 밖에 없었던 이유가 전쟁세대도 아닌 나와는 아무상관 없을 것 같은 일본의 식민지배와 일본의 패전과 같은 역사에서 찾을 수 있었다는 것은 더욱더 놀랄 만한 일이었다.

고뇌의 원근법 - 10점
서경식 지음, 박소현 옮김/돌베개

질곡의 역사를 살았고, 살고 있는 우리에게 '추'한 그림이 없다는 것은 충격이다.
역사가 만들어 낸 왜곡이든 나 자신의 고통을 줄이기 위한 거부이든 시대의 고통, 역사의 고통에 눈감아 버린 우리에게 남은 것은 고통스런 역사의 반복뿐이다.
피하고 싶고 지우고 싶은 과거나 고통일 수록 우리는 남겨두고 곱씹으며 자기 자신과 시대의 반성을 이끌어 내 과거의 잘못을 되풀이 하지 말아야 한다. 그리고 예술은 그 모든 노력에 힘을 실어 주어야 한다. 그리고 마침내 예술이 우리에게 ''추'가 '미'로 승화하는 예술적 순간'을 줬을 때 우리는 우리 자신이 그것을 이해하고 만끽할 수 있도록 스스로의 미의식을 깨우는 노력을 게을리 하지 말아야겠다.
2009/07/25 09:58 2009/07/25 09:58

[ 동생 ]

2009/07/17 11:18
서울과 전주는 가깝고도 먼거리 인 것같습니다.
일년에 몇 번 얼굴 보기도 힘든 동생이 서울 나들이를 왔습니다.
어릴 적에는 붙어서 싸우기만 했는데 나이가 들면 들수록 왠지 모를 애뜻함이 새록새록 생깁니다.

온 첫날 언니와 나,  그리고 동생은 족발집에 갔습니다.
족발집 안은 사람들로 꽉 차 우리는 하는 수 없이 밖에 있는 탁자에 앉아 족발을 시켰습니다.
한참 이런저런 이야기를 하면서 먹고 있는데 폐지를 수집하던 할머니가 저희 탁자를 기웃기웃 하시며 물어 보십니다.
"거, 얼마여?"
"만구천원, 만칠천원,사천원 이렇게 있네요~"
동생이 대답합니다.
"아휴야~ 우리 같은 사람들은 이런 거 못 먹어......"
두둥! 순간 얼어버린 삼남매.......
"이거 한점 드셔요."
동생이 상추에 족발을 하나 싸더니 걸음을 옮기시던 할머니를 세우고는 입에 넣어 드립니다.
"한 개만 주면 정 없데. 하나 더 싸드려."
저도 한마디 거듭니다.
그렇게 족발 몇점을 더 드시고 할머니는 떠나 가셨습니다.

"난 이걸 오지랖병이라고 이름 붙였어. 남의 일에 괜히 신경쓰고, 뭐 그런거. 내가 그래서 쌀도 사고 빗자루도 사고......ㅋㅋㅋ"
할머니가 가시고 나서도 가슴이 먹먹해 한마디 했더니 동생 왈,
"이게 왜 병이여. 사람이라면 당연히 가져야 할 맘이지."
크헐.... 어릴 적 책보를 툴러쓰고 슈퍼맨이 되고 싶은냥 이리저리 뛰어 다녔던 녀석이 정말로 맘은 슈퍼급이 된듯 합니다.
족발을 다 먹고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동생이 한마디 합니다.
"할머니 포장 좀 해드릴 걸 그랬어~"

첫째날에는 언니네 있었고 둘째날에는 저희집에 놀러 왔습니다.
비가 억수로 내렸습니다.
올라오기 전에도 전주에 비가 엄청 왔다던데, 모처럼 놀러왔는데 이렇게 비랑 함께 다니니 좀 안됐다 싶은 맘도 들었습니다.

"형님(똔)은 어디 갔어?"
"공부하러......"
"먼 공부?"
"사진 공부, 다른 사람들은 돈 안된다고 다들 하지 말라고 하는디 나는 모르겄어...... 자기가 하고 싶다는디, 하고 싶은거 해야지 싶어~"
"그려, 사람은 뭐니 뭐니 해도 하고 싶은거 히야혀. 누님네도 자식 생각은 없자녀. 글믄 그냥 조금 벌어서 하고 싶은거 함서나 살어. 살아 본게 아이 안 낳고 사는 것도 하나의 인생이겄다 싶어."
"왜 과뇽이랑 보경이 이쁘잖아."
"당연히 이쁘고 좋지 ......"

몇 해전 자식은 꼭 있어야 한다고 말했던 동생에게 무슨 심경의 변화가 생겼는지는 모르겠습니다만,
왠지 '누님의 인생'을 응원해 주는듯한 동생의 말은 '누님'에게는 큰 힘이 되었습니다.

셋째날 친구들과 질펀하게 놀다 들어 온 동생은 낮잠에 빠져 있고 그 옆에서
아이들에게는 하나에서 열까지 다 설명해 주고, 이해시켜야 한다는 말을 언니와 나누고 있었습니다.
잠결에 그 대화를 듣고 있었는지 동생이 한마디 툭 던집니다.
"글믄 얼매나 힘든 줄 아냐~?"(자식이 둘인 동생)
"그래도 다 그렇게 해줘야 해!" -언니와 내가 동시에 외침ㅋㅋㅋ-
"무시하는 것도 폭력이여~!"
"어, 알겠어!"
ㅋㅋㅋ 재미난 녀석입니다.

동생은 며칠 더 쉬다 가고 싶어 했지만 아들의 '보고싶다'며 울먹이는 전화를 이겨 내지 못하고 바로 내려가 버렸습니다.
동생이 서울에 있는 며칠 동안 별 다르게 한 것은 없지만 함께 있다는 것만으로도 참 좋고 좋습디다~^^
핏줄이라는 것은 참 희한한 힘을 가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2009/07/17 11:18 2009/07/17 11:18
[엄마와 아이]

전시를 한참 보고 있는데 어디선가 카랑카랑한 목소리가 시끄럽게 들려 옵니다.
전시물을 보면서 열심히 설명을 하는 어떤 엄마의 목소리 입니다.
"이게 뭐지?.... #%&*@! #%&*@!! 아까 연도 외웠지? 기억나? 이건 @#$&*$#%&*@#&&~~~~~"
엄마는 아이의 얼굴은 쳐다 보지도 않고 설명판만을 보면서 질문인지 독백인지 모를 혼잣말들을 끊임없이 합니다.
남들이 쳐다 보든 말든 엄마는 계속 시끄럽게 말을 하며 전시장을 누빕니다.

엄마의 말을 듣고는 있는 것인지 아이는 몸에 힘을 빼고 전시장유리에 몸을 기대기도 하고, 다른 곳을 힘없이 응시하기도 합니다. 당연히 엄마의 질문(?)에도 대답하지 않습니다.
아이에게 하나라도 더 외우게 하려는 열의에 찬 엄마의 모습과 그와 대조되는 좀비같은 아이의 모습......엄마는 좀비같은 아이의 모습을 보고도 그냥 넘기는 것인지 아니면 정말 모르는 것인지 전시장을 거의 빠져나가는 순간까지도 아이에게 열심히 설명판에 있는 것을 맹렬히 읽어주고 외우게 합니다.
저는 그런 엄마의 모습에 약간의 공포를 느꼈습니다.

전시장안에는 아이들도 많았고 부모들도 많았습니다.

부모들은 아이들에게 하나라도 외우게 하기 위해서 무진장 애를 썼습니다.
물론 그 자체로 보고 느끼게 하려는 부모도 있었을 것입니다.
그래도 대부분의 부모들은 본 것, 읽은 것들을 아이들이 알고 있는지 자꾸 확인했습니다.
 
한참 전시물들을 살펴 보는데 눈 앞이 조금 흐릿해서 전시물들을 보기가 조금 불편했습니다.
유리창에 갖가지 지문들이 묻어 있어 시야를 가리는 것이었습니다.
전시장을 둘러 보니 유리창에 몸을 기대고, 손을 짚고 있는 아이들의 다양한 모습들이 눈에 들어 옵니다.
그런데 아이들과 함께 온 어른들 중에 어느 누구도 유리에 몸을 기대면 안된다는 것과 손을 짚지 말고 다른 사람들과 함께 볼 수 있도록 전시물에서 조금 떨어지라고 말하는 사람들이 정말 단 한명도 없었습니다.(적어도 제가 보는 동안에는 그랬습니다.)
답 안나오는 광경들을 보며 내 수준은 어느 정돈가 가늠해 봅니다.


[또니생각]

"국립중앙박물관은 약탈자의 냄새를 지우고 그저 이집트 문화 체험이라는 것만을 내세울 수도 있었을텐데 안내원들에게는 약탈자의 복장을 하게 하고, 약탈한 '물건'들은 적나라하게 보여줬는데 그런 모습이 순박하다고 해야 할까?......"

 "죽은 사람의 무덤을 파헤쳐 가져온 사람의 시신을 구경한다는 것이 맘에 내키지 않아 마지막 미라는 보지 않았어. 정말 호기심이 생기고 보고는 싶었지만 그러면 안되는 것 같아서 참은 것은 정말 잘 한 것 같아. 그냥 생각해서 내 부모의 시신을 전시한다라고 생각해 봐. 좀 끔찍한 것 같아. 죽은 시체를 그냥 물건으로만 볼 수는 없는 것 아닌가 싶어. 지금은 프라이버시다 뭐다 하면서 자신의 것들은 꼭꼭 감추려 하면서 연고 없는 시신이라고 아무렇게나 꺼내 공개하고 전시하는게 옳은 것인지 잘 모르겠어."

"안다라는 것이 힘이 될 수 있지만 꼭 알아야 할까라는 생각이 들었어. 그냥 몰라도 되는 것이 분명 있는것 같아. 앎에 대한 탐욕은 왠지 정당화 되는 사회적인 분위기가 있어서 무덤을 파헤치고 그 안의 것들을 자꾸 꺼내어 보고,알게 된 것들을 정당한 힘인냥 과시 하는데 그것이 정말 옳은 것인지는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해."

미라를 보고, 부장품들을 보면서 그냥 아무 생각없이 설명을 들었던 저에게 똔의 말은 조금은 충격이었습니다. 같은 것을 보고도 이렇게 다른 생각, 다양한 생각들을 할 수 있다니...... 이렇게 저에게 좋은 자극을 주는 그가 좋습니다.


[조카성원]

성원이는 4학년입니다.
저의 사촌 조카죠.
오늘 박물관행도 '언제 한번 박물관에 함께 가자.'라고 했던 성원이와의 오래전 약속을 지키기 위해 계획된 것입니다.

전시를 보기 전에 오디오 가이드를 빌려 주었는데 오디오 가이드가 신기하고 재미있었는지 이리저리 작동해가면서 열심히 듣기도 하고 보기도 하더군요.(그래도 대부분은 건성건성~ㅋㅋ 아이는 아이였습니다.) 그래도 성원이가 궁금하고 관심이 가는 것들이 생겨 질문을 하면 같이 얘기도 하고, 부장품 맞추기 놀이도 하면서 재미를 느낄 수 있도록 나름 신경은 써 주었는데 조카는 어땠는지 모르겠습니다.

두어 시간이 지나니 성원이도 힘들어 보입니다. 그런데 힘들어 몸을 배배 꼬면서도 유리창에 기대지 않고 손가락을 유리창에 갖다 대려다 멈칫합니다. 물론 성원이도 처음에는 유리창에 손자국을 내고, 전시물 앞에 바싹 붙어 다른 사람들의 관람을 방해하기 일쑤였습니다 그래서 그럼 안된다고 몇 번 얘기를 해 주었더니 나름대로 노력하더군요.그런 성원이에게 말을 잘 들어줘 고맙다는 말을 하니 머쓱해 합니다.

전시관람을 마치고 집에 가기 위해 전철을 탔습니다.
성원이는 전시가 끝나고 할아버지댁에 가기로 되어 있었습니다.
그런데 대뜸 가기 싫다고 하는 것 아니겠습니까?
그래서 내심 오늘 전시관람이 힘들었구나 하는 생각에 조금 미안해졌습니다.

"왜 피곤해서?"
"아니요. 아침부터 가기싫다고 했는데 엄마가 자꾸 오라고 해서......"
"가기 싫었구나~ 근데
성원아, 할머니는 엄마의 엄마야. 성원이 엄마 사랑하고 좋아하지? 그 만큼 엄마도 할머니를 사랑해. 그래서 엄마도 할머니가 보고 싶어서 보러 가야하는 거야."
"그럼 혼자가면 되지 저는 왜 가요?"
"엄마는 사랑하는 엄마(할머니)한테 엄마가 사랑하는 자식, 성원이를 보여 주고 싶은 거야. 그리고 혼자가면 쓸쓸하잖아~ㅋㅋ 성원이 엄마가 좋아하는 거 좀 해줄 수 있잖아. 그치? 그래도 가기 싫으면 집으로 데려다 줄께.근데 왜 가기 싫어?"
"혼자 집에 있는게 좋아요. 가면 티비만 보고......"
"아, 심심하구나~ 놀사람이 없어서~ 이모랑 이모부가 놀아 주께.ㅋㅋㅋ"
한시간 정도 전철을 타고 오면서 긴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여전히 별말은 없지만 조금은 맘을 고쳐 먹은듯 합니다.


"성원아, 가기로 한거야? 갈거면 좋은 얼굴로 가는게 좋지 않을까? 성원이가 안 좋은 얼굴로 가면 엄마 맘도 안 좋고 할머니 맘도 안 좋을 것 같은데...... 우리 밝게 좋은 모습으로 가는거다? 그리고 가끔 싫은 것도 하면서 살아야 햐~ 근데 너한테는 싫은 일일지 몰라도 하고 나면 너한테 좋은 결과로 돌아 올 때도 있어. 넌 할아버지댁 가기 싫은데 가주면  엄마도 좋고, 할머니도 좋고, 이모도 좋아~ 그럼 넌 더 이쁨 받게 되고 사랑 받게 되는거야. 결국 너한테 좋게 되는 거지~ㅋㅋㅋㅋ 좋지????"
무슨 말을 하는지 나 자신도 잘 몰랐지만 그냥 솔직히 말해주는 것이 좋겠다 싶어 열심히 입을 놀렸습니다.
성원이는 여전히 별말 없이 핸드폰 게임에만 열중하고 있지만 얼굴이 조금은 밝아진듯 합니다.

성원이는 그렇게 저희들과 함께 할아버지댁(저의 이모부죠)에 갔고, 밝은 모습으로 놀다 집으로 돌아갔습니다.

전시를 관람하고, 성원이와 하루를 보내면서 어른들에게는 당연한 것이 아이들에게는 납득이 가지 않고, 답답한 일이 많겠구나 하는 생각을 했습니다. 본의 아니게 아이들을 많이 무시하면서 살고 있구나 하는 생각이 들더군요. 앞으로 아이들을 대할때는 더디고 힘들지만 하나하나 대화를 하고 이해를 시키려는 습관을 더욱더 가져야 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전시회를 간다는 것이 그냥 전시물을 보고 단순히 지식을 쌓는 것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다양한 생각들을 스스로 하게 되고, 다양한 생각들을 여러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러면서 사람과 사회와 좋은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는 산교육장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그렇게 하고자 하는 사람에게만 그런 곳이 되겠지만 말입니다~^^;;

미라에 대한 다른 생각과 어린이에 대한 좀 더 깊은 생각을 하게 해 준 똔과 성원이에게 고마움을 전합니다. 그리고 좋은 부모, 좋은 인간관계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하게 만들어 준 이름 모를 아주머니에게도 역시 감사를~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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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문명전 파라오와 미라>

ㅇ전시기간 : 2009년 4월 28일(화) ~ 2009년 8월 30일(일)ㅇ전시장소 : 기획전시실
ㅇ관람요금
   - 성인(19~64세) : 10000원 , 성인단체 9000원
   - 청소년(중, 고등학생) : 9000원 ,청소년단체 8,000원
   - 어린이(초등학생) : 8000원 , 어린이단체 7000원
   - 유아(48개월 이상) : 5000원 ,유아단체 4000원
   -  65세 이상 특별 할인가 : 3000원
   - 기타: 48개월 미만, 국가 유공자, 기초생활수급자,
             장애인/장애인 동반 1인 무료,
             교원자격증 소지자로서 단체 인솔(교사 1인)무료
   -BC카드 1인당 2천원할인
※ 전시소개 홈페이지 : www.egypt2009.kr
2009/07/14 01:16 2009/07/14 01:16
친구를 만났다.
그 친구의 죽음에 대한 첫기억을 들었다.
목욕을 하기 위해 들어 앉은 고무목욕통 안에서 문득 처음과 끝이 있는 그래프가 그려지더라는...
그 그래프에서 자기가 살아 있는 지점에 점을 찍으니 죽음이라는 것이 너무 가깝게 와 닿았고, 그 죽음 앞에 마주 서니 너무 무섭고 두려워 그만 울고 말았다는 친구.... 그의 나이 일곱살 때의 일이란다.

특별히 나는 죽음에 대한 성장통은 없었던 것 같다.
단지 짧막하게 기억하고 있는 것은 중학교 2학년 때쯤 텅빈 교실안에서 창 밖을 보며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했었다라는 정도. 그것도 죽음에 대한 깊은 고뇌라기보다는 삶에 대한 구차함을 비관하는 것에 더 가까웠던 것 같다.
그런데 너무 무섭고 두려워 그만 울고 말았다는 친구의 말에 문득 생각나는 것이 하나 있다.
바로 전쟁이라는 공포.
그 당시의 '반공교육'이 날 그렇게 만들었을지도 모르겠다.
총을 든 군인들이 집 안에 들이 닥쳐 때리고, 부수고, 총을 쏘는 공포......그리고 거대한 탱크들.
그 당시 나에게 전쟁의 공포는 현실이었다.
컴컴한 밤에 전쟁에 대한 생각이 스멀스멀 기어 오를때면 그 공포에 질식해 죽어 버릴 것 같았다.
지금 생각해 보니 전쟁에 대한 공포는 죽음과도 맞닿아 있는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나이를 먹어 가면서 삶에 대한 전반적인 생각과 고민들 속에서 죽음에 대한 나만의 정리가 끝난 지금은 전쟁 자체에 대한 내 안의 두려움은 많이 사라졌다.
그런데 나는 여전히 전쟁영화나 전쟁을 소재로 한 책들은 전혀 보질 못한다.
'전쟁과 죽음에 대한 공포'자리에 '타인의 고통'이 들어와 앉아 버렸기 때문이다.
다른이들의 고단함, 비굴함, 처절함, 고통스러움을 무시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는 오지랖병.
그러니 전쟁의 공포와 타인의 고통이 그대로 묻어 날 것 같은 '이것이 인간인가'를 읽는다는 것은 그 자체로 나에게는 고통이고, 스트레스였다. 그래서 이 책은 그렇게 오래도록 책장에 꽂혀 있었으면서도 그동안 한번도 나의 선택을 받지 못했던 것이다.
그러다 독서모임에서 읽어야 할 책으로 이 책이 정해져 결국 심호흡을 크게 한번 하고 읽기 시작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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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이다.
작가의 말처럼 '희생자의 한탄 섞인 어조나 복수심을 품은 사람의 날선 언어가 아닌, 침착하고 절제된 증언의 언어'들의 기록이어서 그런지 읽는내내 힘들지 않았다.
처절하지 않고, 감정이입을 강요하지 않는 글이지만 많은 것을 생각하게 하는 강한 힘을 가진 책이다.

읽는 동안 지금의 대한민국을 생각했다.
"1년 반 만에 한국사회가 파시즘 시대의 초기에 들어갔다"라는 리영희 교수의 말이 떠오른다.
사실인 것 같다.


이것이 인간인가 - 10점
프리모 레비 지음, 이현경 옮김/돌베개


"괴물들은 존재하지만 그 수는 너무 적어서 우리에게 별 위협이 되지 못한다. 일반적인 사람들,  아무런 의문 없이 믿고 복종할 준비가 되어 있는 기술자들이 더 위험하다."

국가 권력이 난폭해지고 있다.

"거지들은 저항하지 않는다"

희망이 없다.

"대부분의 독일인들은 알고 싶지 않았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아니, 더 정확히 말해 모른 척 하고 싶었기 때문에 알지 못했다."

'타인의 고통'은 영원히 타인의 것이 아니다.
2009/07/11 13:06 2009/07/11 13:06

[ 인간실격 ]

2009/07/06 16:52
인간 실격 - 10점
다자이 오사무 지음, 김춘미 옮김/민음사


"그 사람의 아버지가 나쁜 거예요"
마담이 무심하게 말했다.

책을 읽는 내내 제대로 얼굴 한번 디밀지 않았던 아버지가 이 책의 끝을 장식했다.
조금은 쌩뚱맞은 끝인 것 같으나
나는 이 책을 읽는 내내 존재의 실루엣만을 어렴풋하게 보여 주는 아버지에 관심이 갔다.

아버지...
나를 만드는 아버지. (혹은 어머니 혹은 부모)
힘 없고 약한 어린 새끼 였을 때 나는 집안의 강자, 아버지로 부터 사랑 받기를 원했다.
내가 몸무림 치지 않으면 그는 나를 돌아 봐 주지 않았다.
어떻게 나를 보여 줘야 할 지 몰라 주춤거리고 망설이다 그렇게 나는 때를 놓쳤고, 그 후 그는 더이상 나를 봐주지 않았다.
나는 그렇게 그저 많은 자식들 중 소극적인 아이 하나가 되었다.
아버지는 나를 그렇게 만들었다.
내가 아주 어렸을 적에.......
라고 회상하고 말면 좋으련만,
그런 나의 모습은 변하지 않고 수 십년이 지난 지금도  그 움츠러든 어린 새끼 모습 그대로다.
모든 것은 다 '아버지 탓'이다.
'아버지 탓'은 세상으로 부터 안락함을 받고, 사랑을 받을 수 있는 좋은 훈장 같다.
나는 몸짓만 커진 어린아이.
나는 어떻게 나 스스로 자라 인간이 될 것인가.
머리의 교활함과 영혼의 나약함만이 남은 내가 어떻게 인간자격을 얻을 것인가.
나는 어떻게 아버지의 사랑을 다시 받을 것인가.
결국 '아버지'를 버리는 것부터 시작이다.
내 안의 아버지를 버리고 나를 채우는 연습, 그리고 그것을 성공하는 것.
바로 그것이 나를 인간답게 만드는 것이고 나를 나답게 만드는 것이다.
2009/07/06 16:52 2009/07/06 16:52
순탄한 어린시절과 사춘기를 보냈고, 한 남자를 만나 결혼한 후의 생활도 평탄했으며, 자식들 또한 아무 문제 없이 자라 주어 인생에서 도무지 결핍이라고는 전혀 찾아 볼 수 없었던 행복하기만 할 것 같은 이모의 삶에서의 자살은 누구도 납득하기 힘든 모순이지만 그래서 너무나도 '지리멸렬한 삶. 그래서 그만 끝낼'수밖에 없었던 이모의 삶은 그 모양 그대로 순리다.

날아오는 접시와 주먹을 피해 살았으며, 집 나간 자식들을 찾아 골목길을 후벼 다녔고, 궁핍과 결핍은 엄마가 낳은 쌍둥이 마냥 그렇게 졸졸 따라다니며 엄마의 인생을 갉아 먹었지만 그래도 늘 생기에 넘쳐나는 엄마의 삶. 그것은 그대로 모순이다. 하지만 그래서 더욱 '언제나 바람이 씽씽 일도록 바쁘게 살아'내야 했던 엄마의 삶 역시 순리다.

폭력과 가출을 일 삼으며 가정을 버린 아버지, 애정표현 인색한 속물적인 엄마 그리고 위태로운 어린 마초 남동생을 가진 나. 세상에 분노를 갖고 살아 갈 법도 하고, 심한 컴플렉스를 가질 만도 한데 참으로 덤덤히 살아가는 나의 모습 역시 모순이다. 하지만 이미 수 많은 모순 덩어리로 가득 찬 나의 삶을 그대로 내 것으로 받아들이며 사는 나, 그런 나의 삶은 그 자체로 또한 순리다.

생을 이루는 '행복과 불행, 삶과 죽음, 정신과 육체, 풍요와 빈곤'이 한 몸이듯 모순과 순리도 하나다.
언제까지 생을 모순적이다 비관하면서 살 것 인가......
생의 모순은 순리다.
그것을 받아드릴 때 삶 속에 더이상 실망은 없다.
또한, 그때 진정한 생명력이 내 삶 속에 꿈틀거리고 있음을 알게 된다.

모순 - 10점
양귀자 지음/살림


삶은 내가 규정하는 대로 살아지게 되어 있다.
2009/07/04 14:17 2009/07/04 14:17